중국 텐센트, ‘클래시 오브 클랜’ 슈퍼셀 인수 추진

일본 소프트뱅크가 현재 슈퍼셀 지분 73% 보유…텐센트, 인수 성공하면 모바일 게임 기반 다질 수 있어

▲핀란드 헬싱키에서 지난해 10월 25일(현지시간) 열린 게임 박람회 기간 한 관람객이 모바일 게임업체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 캐릭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헬싱키/신화뉴시스

중국 메이저 IT업체이자 세계 최대 게임업체로 부상한 텐센트가 핀란드 모바일 게임업체 슈퍼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슈퍼셀은 세계적인 모바일 게임 중 하나로 손꼽히는 ‘클래시 오브 클랜’으로 유명하다. 손정의가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지난 2013년 15억3000만 달러(약 1조8123억원)에 슈퍼셀 지분 51%를 인수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지분율을 다시 73%로 높였으나 추가 지분 인수액은 밝히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지난해 슈퍼셀 기업가치가 약 52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텐센트는 아직 소프트뱅크와 슈퍼셀 지분 인수 협상 초기 단계에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텐센트의 마화텅 최고경영자(CEO)와 제임스 미첼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최근 핀란드 헬싱키를 방문해 인수 거부권을 갖고 있는 슈퍼셀 창업자들에게 자사 딜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들 창업자는 슈퍼셀 경영권 독립을 완전히 보장하는 소프트뱅크에 만족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텐센트와 슈퍼셀이 힘을 합치면 게임산업의 판도가 크게 바뀌게 된다고 WSJ는 강조했다. 텐센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를 산하에 거느리고 있어 PC게임 글로벌 리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에서의 위상은 이에 못 미치고 있다. 이에 텐센트는 파트너십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이 분야에서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해 미국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 글루모바일과 포켓게임즈 소수 지분을 사들였다. 또 향후 M&A에 대비해 은행 대출로 최근 40억 달러의 실탄도 확보했다.

텐센트가 슈퍼셀 인수에 성공하면 모바일 게임에서 빈 자리를 단숨에 채울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슈퍼셀은 지금까지 ‘헤이 데이’와 ‘클래시 오브 클랜’ ‘붐 비치’ ‘클래시 로열’ 등 4개의 게임 타이틀밖에 내놓지 않았지만 이들 게임이 모두 크게 성공했다. 최신 게임인 ‘클래시 로열’은 지난 3월 출시 당시 한 달 간 80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창출했다.

지난해 가을 중국 온라인 게임 개발사 자이언트인터랙티브그룹이 알리바바그룹홀딩과 손잡고 슈퍼셀 인수를 추진했으나 성공하지는 못했다. 여전히 알리바바와 자이언트는 슈퍼셀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인수가를 놓고 소프트뱅크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