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생각] 쾌적한 주거 환경을 위한 제언

입력 2016-05-2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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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비가 한창이었는데 길거리 화단에 만개한 빨간 장미꽃을 보니 벌써 여름이 온 듯하다. 지난 봄, 나들이나 일상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봄이 되면 심해지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미칠 인체 위해성에 대한 관심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내 공기는 안전할까. 현대인이 80% 이상의 시간을 보내는 실내 공기질도 인체 건강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

특히 건축 내장재에서 배출되는 폼알데하이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과 같은 실내 공기 유해물질은 현대인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최근 에너지 절약을 위해 밀폐식으로 설계된 건물, 단열을 위해 복합화학물질로 구성된 건축자재 사용이 증가하면서 실내공기 오염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 4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아토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과 같은 환경성 질환으로 진료받은 사람이 지난해에만 820만 명에 이르며,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환경친화적이고 지속할 수 있는 건축 개념이 보편화했다. 독일의 패시브 하우스, 영국의 인테거 하우스 등 친환경 건축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양적 성장에 치중한 나머지 주거 환경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지만, 최근 들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쾌적한 실내 환경과 건강한 생활문화를 추구하는 수요층이 확대되고 있다.

방송에서도 ‘쿡방’에 이어 ‘집방’, 즉 인테리어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친환경 인테리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친환경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직접 친환경 건축자재를 구매해 인테리어에 나서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친환경 건축자재는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의 함량이나 실내 공기질에 영향을 미치는 폼알데하이드,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의 방출량을 최소화한 자재다. 또한 에너지 절약 효과도 있어서 안심하고 쓸 수 있다.

정부도 국민에게 친환경 건축자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녹색 건축 인증제도를 운용해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실내 거주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친환경 건축자재 정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우수한 친환경 자재를 활용하는 에코 인테리어 업소를 지원하는 사업 등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3%가 제품을 구입할 때 친환경 여부를 고려한다고 한다. 이제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제품의 가격, 기능뿐만 아니라 친환경 속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안전하고 쾌적한 실내 환경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친환경 속성에 관한 관심과 수요도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추세는 국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은 물론 친환경 자재와 건설 시장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는, 모범적인 환경과 경제의 상생 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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