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한국을 찾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방한 이틀째인 2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에 참석했다. 반 총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새로운 아시아에 대한 통찰과 비전을 공유한 데 이어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와 협력적 리더십’을 주제로 한 세계지도자 세션에 참석했다.
전날 서귀포에서 열린 제주포럼 환영 만찬으로 방한 일정을 시작한 반 총장은 자신의 ‘대망론’ 언급에 소극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사실상 대권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내 관심을 모았다.
특히 그는 제주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클럽 임원진과의 간담회에서 “내년 1월 1일 한국시민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해 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대통령을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지만, 자생적으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제가 인생을 헛되게 살진 않았고, 노력한 데 대한 평가가 있는 것이란 생각에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올해 말 임기를 마친 뒤 대선출마 여부를 명확히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 총장은 이어 “제가 사무총장을 그만두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에 대해선 가족 간에 얘기들이 좀 다르다”면서도 “10년간 사무총장을 했으니 기대가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대통령에 도전하기에는 고령이다’라는 지적에 “미국 대선후보들도 70세, 76세 이렇다”고 반박하는 이례적인 모습도 연출했다. 그러면서 그는“1년에 하루도 아파서 결근하거나 감기에 걸려 쉰 적도 없다.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아파서 결석한 적 없다”며“체력 같은 건 요즘은 별 문제가 안 된다. 특히 한국 같은 선진사회에서는 그렇다”고 나이가 제약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반 총장은 이날 오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들른 뒤 27일 밤부터 28일까지 서울에서 개인일정을 소화한 뒤 다시 전국 순회에 나선다. 29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을 방문한다. 이후 30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유엔 NGO콘퍼런스’ 참석 등으로 방한 일정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