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구조조정 들어간 유화ㆍ철강…기활법 시행 후 속도낼 듯

입력 2016-05-2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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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해운업계 부실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가운데 석유화학(유화)·철강 업체들도 자발적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정부의 긴급 구조조정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5대 취약업종에 포함된 유화ㆍ철강업계는 공급과잉 등을 해소하기 위해 자체 진단에 착수했으며 이를 토대로 오는 8월 시행될 정부의 지원정책인 ‘기업활력제고법(기활법)’을 활용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부문 업종 상위권의 상장사들은 올해 1분기에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올리는 등 좋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하지만 중국의 자급률 급상승으로 공급과잉 상태에 놓인 테레프탈산(TPA) 등 일부 품목의 자발적인 감산과 공장매각과 설비전환 등 사업재편으로 환부를 도려내는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실제 TPA 생산업체들은 최근 자발적으로 10~20%의 감산에 돌입했으며 일부 업체 중에는 공장 가동중단을 검토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24일 울산 석유화학 산업단지 내 염소·가성소다(CA) 공장을 전문 화학업체 유니드에 매각하는 계약을 마무리했다. CA가 공급과잉 조짐을 보이면서 선제적 구조조정 차원에서 자발적인 사업재편을 추진한 사례다.

철강업계는 최근 업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전체가 만성적인 공급과잉 상태에 빠져있어 잠재적 부실을 털어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자체 진단이다. 국내 주요 철강 기업들은 만성적인 공급과잉 해소 방안을 비롯해 업계의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향을 진단하는 자율 컨설팅 작업에 착수했다. 철강업계는 최근 구조조정 관련 연구 용역 보고서를 작성할 업체로 보스턴 컨설팅 그룹을 선정했다. 두 달 뒤 보고서가 완성되면 수급 전망, 경쟁력을 진단한 후 하반기 시행될 ‘기활법’의 적용을 받을지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기활법은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 관련 규제를 한 번에 풀어주고 세제·자금 등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부실기업이나 워크아웃 기업이 아닌 정상기업의 사업재편을 돕는 법이라 부실을 털어내고 체력을 다지려는 기업에 적합한 제도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업체와 민관협의체를 구성한 상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샷법이 시행되면 인수·합병(M&A) 관련 규제와 절차가 완화돼 사업 구조조정이 훨씬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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