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28일(현지시간) 지카바이러스를 이유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올해 열리는 하계 올림픽을 연기하거나 개최지를 변경해야 한다는 전문가 150명의 공개 요청을 거부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글로벌 보건 전문가 150명은 전날 WHO에 공개 서신을 보내 지카바이러스가 소두증 등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며 지카바이러스 감염원으로 의심되는 모기 퇴치 노력에도 리우에서 오히려 바이러스 감염률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에서 오는 8월 5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올림픽 기간 수십만 명이 방문해 지카바이러스의 글로벌 확산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올림픽 개최를 감행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WHO는 성명에서 “지카바이러스는 현재 전 세계 거의 60개국에 퍼져 있으며 그 가운데 39개국은 미주 대륙에 있다”며 “그러나 올림픽을 연기하거나 취소시킬 만큼 공중 보건상으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브라질은 이들 60개국 중 하나에 불과하며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지카바이러스 감염국을 오가고 있다”며 “질병에 대한 위험을 줄이는 최고의 방법은 여행과 관련한 공중 보건 가이드를 따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WHO는 임산부가 지카바이러스가 진행 중인 지역에 여행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모기에 물리는 것을 방지하고 콘돔 사용 등 안전한 섹스를 하는 것도 권장된다.
지카바이러스에 임산부가 감염되면 아기에게 치명적인 소두증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은 지난해 여름 이후 지금까지 1400명 이상의 소두증 신생아가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