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에너지 업계, 수소충전소 확대 위한 공동 출자회사 추진

도요타·JX에너지 등 참여…내년 설립 목표·출자금 100억 엔 웃돌 전망

▲일본 혼다자동차의 하치고 다카히로 사장이 3월 10일(현지시간) 도쿄에서 수소연료전지차 ‘클래리티’를 소개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도요타자동차와 JX에너지 등 일본 자동차와 에너지 업계가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로 꼽히는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확대를 위해 수소충전소 건설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들 업체는 일본 전역에 수소충전소를 세우고자 공동 출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지금은 에너지 업체들이 개별적으로 수소충전소를 세우고 있지만 아직 목표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체도 참여해 수소차 보급에 가장 중요한 인프라를 확충하려는 의도다.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자동차 대기업과 JX에너지, 이와타니산업, 도쿄가스 등 에너지 업체가 가입해 있는 일본 경제산업성의 ‘수소연료전지 전략 협의회’에서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내년을 목표로 출자금 총액이 100억 엔(약 1076억원)을 웃도는 새 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수소충전소에 필요한 수소압축기 등을 생산하는 업체에도 참가를 호소하고 있다.

새 회사가 수소충전소를 세우면 JX 등 에너지 업체들이 운영을 담당한다. 일본 정부는 출자하지 않지만 설치와 운영을 위한 보조금을 지급한다.

도요타가 2014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 ‘미라이’를 출시했고 혼다도 지난 3월 ‘클래리티’를 선보였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20년까지 수소차 4만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아직 일본 내 판매량은 600대 정도에 불과하다.

수소차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수소충전소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업계가 나서는 것이다. 경제산업성은 지난해까지 100개의 수소충전소를 설립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현재 약 80개에 그치고 있다. 또 도쿄나 나고야 등 대도시를 제외하면 충전소가 1곳도 없는 현이 많다. 충전소 1곳을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40억 엔이며 연간 운영비도 4000만~5000만엔 소요된다.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비용을 분담해 충전소 정비를 가속화하려는 것이다.

새 회사가 충전소 설치를 전담하면 자동차 업계의 지역별 판매 계획에 따라 입지를 결정할 수 있고 자재 조달과 공사 등을 일원화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다. 경제산업성은 오는 2025년까지 320개 충전소를 세우는 것이 목표다.

이는 전기자동차 성공 사례를 따른 것이다. 도요타와 닛산 혼다 등은 2014년 공동 출자로 전기자동차 충전 스탠드를 보급하는 회사를 세웠다. 이 회사는 스탠드를 설치하는 대형 슈퍼마켓이나 외식업체 체인 등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일본 내 충전 스탠드 수는 2만개가 넘고 전기자동차도 이미 8만대 이상이 팔렸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