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경영인 체제가 자리 잡은 라면 맞수 농심과 삼양식품이 엇갈린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동원 부회장의 농심이 ‘짜왕’등 신상품을 히트시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전인장 회장의 삼양식품은 라면사업과 외식사업이 함께 발목을 잡으며 주가도 부진한 모습이다.
라면회사인 농심과 삼양식품의 주가가 반대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1년 새(2015년 6월 1일~2016년 5월 31일) 농심의 주가는 28만2000원에서 이날 38만1000원을 기록하며 35.11%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삼양식품은 2만5900원에서 2만3700원으로 8.49% 떨어졌다. 범위를 최근 5년으로 넓히면 그 차이는 더욱 크다. 이 기간 농심의 주가는 81.00% 상승했고, 삼양식품은 10.23% 오르는데 그쳤다.
과거 이들의 주가는 큰 등락을 보이지 않았다. 이들 주가를 가른 것은 양사의 2세 경영이 시작되고 나서다. 신춘호 농심그룹 창업주는 지난 2009년 장남인 신동원 회장에게 그룹의 오너 역할을 맡겼다. 전인장 회장 역시 지난 2010년 전중윤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삼양식품의 회장에 취임했다. 공교롭게도 이들이 경영을 맡게 된 시기가 비슷하다.
하지만 향후 행보는 달랐다. 신 회장은 라면 사업에 집중했다. 지난 2011년 하얀국물 라면 타격에도 국내 시장을 잘 지켜냈다. 지난해에는 프리미엄 라면 ‘짜왕’을 출시해 첫해 매출 1000억원, 누적판매량 1억개를 달성하는 호실적을 이뤄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실적도 전년대비 60% 증가한 1183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다.
전 회장의 선택은 외식사업이었다. 삼양식품은 전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다각화를 추진하며 외연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취임 후 첫 작품으로 ‘호면당’을 내놓으며 레스토랑 사업에 뛰어들었고, 지난 2014년에는 ‘크라제버거’를 인수했다. 같은 해 라면요리 전문점 ‘LAMEN:S(라멘:에스)’를 런칭했다. 하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는 상태다.
그사이 주력사업은 주춤했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1년까지 라면시장에서 점유율 16%로 농심에 이은 2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2012년 12%대로 점유율이 떨어지며 오뚜기에 2위 자리를 내주더니 지난해는 11%대까지 추락했다. 신제품인 ‘갓 시리즈’가 자리를 못 잡은데다, 주력제품인 ‘삼양라면’과 ‘불닭볶음면’의 인기도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해 영업이익은 71억원으로 전년대비 26% 쪼그라들었다.
게다가 향후 전망도 판이하다. 농심은 해외사업이 주목을 받으며 당분간 좋은 흐름이 예상된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면류 신제품의 출시로 매출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올해는 해외사업이 조명받는 한 해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삼양식품에 대한 실적 부진 우려는 여전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외식업 등 신사업에서의 부진 여파가 크다”며 “게다가 경쟁사에 밀렸던 라면 신제품도 비수기에 들어가며 실적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