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시 시장이 직권 남용 및 뇌물수수 혐의로 전격 체포됐다.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 극동지부는 지난 1일(현지시간) 이고리 푸슈카료프 블라디보스토크 시장의 시청 집무실과 주거지를 잇달아 압수수색 하고 그를 체포했다고 국영통신 타스를 비롯해 유력 러시아 언론매체들이 전했다.
공직자 비리 등 사안이 중한 범죄를 수사하는 러시아연방 수사위원회의 블라디미르 마르킨 대변인은 “푸슈카료프 시장은 현재 직권 남용과 뇌물수수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며 “ 혐의 입증을 위해 참고인 조사 등 폭 넓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형사사건은 일반적으로 경찰 수사를 거쳐 검찰로 송치되지만, 중대 범죄인 경우는 러시아연방 수사위원회가 직접 조사하는 구조다.
수사당국의 소식통에 따르면 푸슈카료프 시장은 블라디보스토크 시가 발주하는 시내 도로 개·보수 정비사업에서 친척이 운영하는 시멘트 회사가 공급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시멘트 등를 매입하게 해 국고에 적지 않은 손실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연방 수사위원회는 현재 블라디보스토크 시청 산하 공기업인 블라디보스토크 다로기(Vladivostok Road)의 안드레이 루쉬니코프 사장도 공범으로 체포하여 구체적인 협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위원회는 또한 푸슈카료프 시장이 2012년부터 2014년 걸쳐 안드레이 루쉬니코프 사장에 댓가성 명목으로 140만 루블(약 2500만원)을 직접 건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FSB는 푸슈카료프 시장이 시 예산을 불법으로 사용하고, 또한 시가 발주하는 각종 공공사업에서 기업들과 결탁하여 국고 1억6000만 루블 이상의 손실을 끼쳤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현재 푸슈카료프 시장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조사를 받고 있지만 수사 진척도에 따라 모스크바로 호송될 수도 있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는 푸슈카료프 시장 체포에 대해 “할 말도 없고 아는 것도 없다”며 “수사당국의 조사를 지켜볼 것”이라고만 말했다.
푸슈카료프 시장은 1974년생으로 연해주 소재의 극동주립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연해주 소재의‘스파스크’시멘트 제조회사를 지역을 대표하는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시키며, 지역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 2000년 정계에 입문해 스파스크 시 의원, 연해주 주 의원 등을 거쳐 지난 2008년부터 4~5대 블라디보스토크 민선 시장을 지내고 있다.
전명수 러시아 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