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건설현장 인명사고, 말뿐인 되풀이 대책

입력 2016-06-03 07:00 수정 2016-06-0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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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에서 또 다시 인명사고가 터지며 현장관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담당한 남양주 지하철 건설현장에서 폭발로 인해 4명이 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인명사고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을 의식한 사과문만을 내놓을 뿐 책임을 회피하는 행동 등으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일 오전7시 30분께 남양주 진접선 복선전철 제4공구 건설공사 현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지하철 공사현장이 붕괴됐다. 이 사고로 당시 작업 중이던 근로자 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발생 후 해당 공사를 담당하고 있던 포스코건설은 “원인파악 중”이라는 말만 반복, 사고발생으로부터 5시간이 지난 후에서야 “현장의 안전관리지침과 설비를 전면 재점검해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 하겠다”는 사과문만을 발표했다. 오히려 사고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소방당국과 발주처인 한국철도도시공단에서 발표했다.

앞서 이 건설사는 지난 2014년 16명의 희생자를 냈던 ‘판교 환풍구 사고’의 시공사로 당시 부실시공 등의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후 안전경영을 강조하며 지난해 11월 향후 2년간 1200억원을 투자하기로 계획했지만 6개월 만에 또다시 인명사고가 난 것이다.

문제는 포스코건설 뿐만 아니라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이미 상당기간 안전사고에 대해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공사현장이 많은 건설사들의 업무 특수성 상 인명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반복된 인명사고의 면죄부가 되기는 어렵다. 지난 10년간 건설사들의 인명피해 규모는 매년 다른 업계와 비교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노동건강연대 및 민주노총이 발표한 ‘최악의 살인기업’에는 건설사들이 다수 포진해 ‘살인기업=건설사’라는 오명을 썼다. 이 자료는 지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노동부 산재보험 통계 및 중대재해 보고 자료 등을 취합해 산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현대건설 110명 △대우건설 102명 △GS건설 101명 △현대중공업 74명 △삼성물산 건설부문 69명 △대림산업 62명 △롯데건설 61명 △포스코건설 59명으로 10위 기업 중 총 8개의 건설사가 이름을 올렸다.

때문에 각 건설사들은 최근 현장 관리를 강화하고 안전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CEO들까지 직접 나서며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현대건설만 하더라도 지난해 중대재해가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하청업체 관리가 사고를 줄이는 핵심 요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대형 건설사가 맡고 있는 공사들은 대부분 하청업체에게 도급을 주는 형태로 공사가 진행된다. 관리직을 제외한 대다수 직원들이 하청업체 직원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청업체에서 모든 책임을 떠맡게 되는 구조가 생긴다.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도 근로자 대부분 하청업체 직원이거나 일일 근로자이기 때문에 원청업체에서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며 “하청업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이들 근로자들은 원청 직원 수준의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남양주 지하철공사 역시 포스코건설의 하청업체인 매일ENG가 공사를 맡았다. 인부들은 이 하청업체로부터 일용직으로 고용된 근로자들로 밝혀졌다. 특히 직접고용 형태가 아니다보니 이들 근로자들은 용접자격증 없음에도 불구하고 용접기로 철근을 절단하는 작업을 맡게 됐고 이는 결국 사망사건으로 번졌다.

건설기업노조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이 사고는 하청을 통해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제도적·구조적 문제에 있다”며 “원청과 발주처가 명확히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산업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시공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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