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폭발사고로 사상자 14명이 발생한 남양주 지하철공사 원청업체인 포스코건설과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를 계기로 전국의 철도ㆍ지하철을 대상으로 특별감독을 실시한다. 또 하청업체의 산업안전문제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추진하기로 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일 “구의역 및 남양주 폭발사고 등 최근 일련의 사고를 근로자들의 생명과 안전이 존중되는 일터 문화가 조성되고 제도와 관행을 획기적으로 개편하는 계기로 삼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또 “원ㆍ하청 관계에서 원청업체가 근로자의 안전과 생명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문화를 조성하겠다”며 “사고가 발생하면 원청업체에도 엄청난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을 각인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고용부는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전국 108개 공사현장 전체를 대상으로 오는 7일부터 17일까지 전국의 산업안전보건감독관을 동원해 안전보건 특별감독에 들어간다. 특별감독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중대재해 발생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에서 하는 근로감독을 말한다.
포스코건설 건설현장에서는 올해 2월 송도 공동주택 공사 추락사고(1명 사망), 5월 광양 제철소 부지 조성공사 추락사고(1명 사망), 6월 남양주 지하철 공사 폭발사고 등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남양주 사고와 관련해 전날 사망 근로자 시신이 안치된 남양주 한양병원을 찾은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유가족을 위로하면서 “관계기관 합동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보완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앞서 포스코 관계자에게는 원청업체가 책임감을 갖고 사태수습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달 말 발생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와 관련, 고용부는 서울메트로 외에도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무를 외주업체에 맡긴 전국의 철도ㆍ지하철에 대해서도 특별감독에 들어가기로 했다. 7일부터 17일까지 대상은 인천교통공사, 공항철도, 부산교통공사, 대구도시철도공사 등을 대상으로 안전관리 실태 전반을 조사해 법 위반 여부 등을 살필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고용부는 하청업체 근로자의 잇단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원청업체의 산업재해 예방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 법은 19대 국회에 제출됐으나, 국회 임기 종료로 자동 폐기된 바 있어 제20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개정안에 따르면 원청업체가 하청업체 근로자의 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ㆍ보건 조처를 해야 할 장소가 ‘추락 위험 등 20곳’에서 ‘모든 작업 장소’로 전면 확대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주어지는 벌칙이 상향조정돼 원청과 하청업체가 같은 수준의 책임을 지게 된다.
하청업체 안전사고에 원청업체의 책임이 있는 경우 벌칙은 기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대폭 상향 조정된다. 또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아울러 고용부는 19대 국회에서 폐기된 바 있는 근로자의 생명ㆍ안전 분야 핵심 업무에 대한 비정규직 사용을 제한하는 기간제법’ 및 ‘파견법’ 개정안도 20대 국회에서 조속히 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