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력은 돋보이게, f(x)는 변함없게… 루나의 ‘영리한 솔로 데뷔기’

입력 2016-06-0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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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 걸그룹 f(x) 루나의 솔로 데뷔 소식을 듣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다. 가창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루나는 지난 7년 간 각종 음악 방송 및 OST를 통해 솔로 가능성을 내비쳐 왔다.

올 것이 온 건가? 지난 5월 27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보도자료를 받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다. “루나가 일렉트로닉 댄스 팝 장르로 솔로 데뷔 신고식을 치른다”는 내용. 의외였다. 루나는 언제나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설명되던 인물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발라드나 알엔비가 아니라 ‘댄스’라니?

지난달 31일 발표된 루나의 솔로 음반 타이틀곡 ‘프리 썸바디(Free Somebody)’는 퓨쳐 하우스 사운드를 녹여낸 일렉트로닉 댄스 팝 장르의 곡이다. 가사에는 오늘밤 상대방의 마음 속 꿈을 자유롭게 펼치고 진짜 모습을 찾게 해주고 싶다는 내용이 담겼다.

장르적인 특성 때문에 f(x)의 연장선처럼 보이기도 한다. 감각적인 사운드나 펑키한 리듬 역시 f(x) 음악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프리 썸바디’는 루나의 최대 장점, 가창력을 적절히 활용했다. 잘게 쪼개진 비트가 흥을 돋우면 그 사이를 루나의 고음이 시원하게 질주한다. 보컬의 존재감이 뚜렷하니 멜로디도 쉽게 귀에 들어온다.

SM의 내공도 빛난다. 최근 국내에서 가장 트렌디한 음악을 가장 안정적으로 제작해내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SM이다. 특히 일렉트로닉 팝 장르에서의 강세가 돋보인다. 종현, 티파니, 태민의 솔로 음반이 그 사례다. 지난 수 년 간 송 캠프를 통해 해외 작곡가들을 섭외했고, 그들의 결과물을 SM식으로 소화했다. 올해는 이러한 시스템이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한 모양새다.

‘숨겨진 가창력’이란 말이 있다. 주로 댄스곡으로 활동해, 가창력을 보여주기 어려운 아이돌에게 붙는 표현이다. 루나의 ‘프리 썸바디’는 솔로 음반의 용도가 단순히 숨겨진 가창력을 ‘자랑’하는 데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루나는 좋은 음악을 위해 자신의 기술을 영리하게 ‘활용’했을 뿐이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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