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 복싱 전설 무하마드 알리 별세

입력 2016-06-0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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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전 헤비급 세계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가 사망했다고 미국 NBC TV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74세다. 알리는 그동안 호흡기 질환으로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병원에 입원해 있었으나 끝내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인은 불분명하지만 파킨슨 병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42년 미국 켄터키 주에서 태어난 알리는 12살 때 아버지가 사 준 자전거를 도둑 맞은 사건을 계기로 복싱에 입문했다. 1960년 로마 올림픽 복싱 라이트 헤비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금의환향했으나 고급 레스토랑 입장을 흑인이란 이유로 거부당하자 금메달을 강에 던져버리고 프로로 전향했다.

1964년 당시 무적을 자랑하던 소니 리스튼을 7회 TKO로 물리치고 세계 헤비급 챔피언을 획득한 후 9회 방어를 완수했다. 베트남 전쟁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징병을 거부, 챔피언을 박탈당한 뒤 3년 이상의 공백을 거쳐 복귀한 이후 1974년 조지 포먼과 명승부를 펼친 ‘킨샤사의 기적’은 지금까지 회자된다. 1981년 은퇴할 때까지 세 번이나 복싱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1990년 걸프 전쟁 당시 이라크 후세인 대통령과 직접 만나 미국인 인질 석방에 성공, 1996년에는 파킨슨 병을 앓고 있었음에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마지막 성화 봉송 주자로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최근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작년 말 이슬람 교도의 입국 금지를 주장하자 은근히 비판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Float like a butterfly, sting like a bee)’. 화려한 발놀림과 꿀벌처럼 날카로운 레프트 잽을 활용하는 알리의 아웃 복싱을 묘사하는 이 표현은 알리의 트레이너가 남긴 것이다. 헤비급 사상 가장 빠른 선수인 알리를 묘사한 것이다.

그러나 노턴 전에서 패한 후 노턴의 팬으로부터 “나비는 날개를 잃고 꿀벌은 침을 잃었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은 알리는 체육관 벽에 이 말을 테이프로 붙여 놓고 매일 날개와 침을 회복하자는 결심을 하고 뼈를 깎는 훈련을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알리는 생전 세간의 이목을 끄는 말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내가 최강이다” “내가 가장 위대하다” 등 일부러 물의를 빚는 행동을 하고, 경기 상대를 조롱하는 발언을 하거나 KO 라운드 수를 예고하고 링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태도는 물론 빈축을 사 수많은 안티 팬을 만들기도 했다.

한편 세 번째 아내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인 라일라 알리 역시 권투 선수로 활약했다. 라일라는 WBC 여자 슈퍼 미들급 초대 챔피언으로 조 프레이의 딸 재키 프레이 라이드와 2001년 6월 대전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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