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골프이야기]데상트코리아와 KPGA, 그리고 갤러리 해방특구

입력 2016-06-08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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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술판 벌여도 되는 15번홀

“정말 경기 중에 소리를 질러도 되나요?”

무조건 된다.

국내 처음으로 대회 중에 갤러리들이 마음껏 술 먹고, 실컷 떠들어도 되는 골프대회가 생겼다.

무대는 88컨트리클럽에서 열릴 예정인 한국프로골프투어(KGT)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총상금 8억원).

한국골프사를 바꿀 갤러리들의 ‘해방특구(解放特區)’가 마련됐다. 이번주(6월9~12일)다.

장소는 88CC 사랑나라코스 15번 장미 홀(파4)이다. 평소에는 나라사랑코스로는 6번 홀이다. 거리가 276m여서 웬만하면 1온을 노린다. 갤러리들은 대회 중에 설치된 스탠드에서 응원전을 펼친다. 선수들이 샷을 하는 도중에 갤러리들은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도 되고, 맥주파티를 열어도 된다. 맥주는 선착순으로 무료 제공된다. 1온을 시키면 환호성을, 실패하면 야유를 보낸다.

선수들은 진땀나는 한여름에 등골이 오싹해지는 경기를 이 홀에서 펼쳐야 한다. 하지만 갤러리들은 신바람이 난다.

사실 골프는 다른 경기와 달리 선수가 플레이할 때 주위에서 다른 소음을 내서는 안 되는 관전 매너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나 이번 대회 15번 홀에서는 이와 같은 관전 매너와 에티켓을 완전히 무시해도 된다.

한국프로골프협회 박호윤 국장은 “남자프로들의 ‘익사이팅’한 경기력을 위해 이 같은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특히 이번 대회에서 남자만의 장기인 장타자를 위해 한 번에 볼을 올릴 수 있는 홀에 응원구역을 마련해 대회의 재미를 한층 높였다”고 말했다.

▲갤러리들의 해방구인 스코츠데일 TPC 16번홀. 사진=PGA투어닷컴
▲갤러리들의 해방구인 스코츠데일 TPC 16번홀. 사진=PGA투어닷컴

2월 첫주에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650만 달러)의 해방구는 미국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TPC 16번홀(파3).

갤러리들을 위해 마치 돔 구장처럼 홀을 둘러싼 갤러리석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 홀에서 4일 동안 고래고래 목청을 높인다. 물론 맥주는 기본이다. 선수들과 관객이 하나 되는 별천지인 셈이다.

이 때문에 갤러리가 인산인해를 이룬다. 같은 기간에 인근의 글렌데일에서 미국인들이 가장 열광하는 슈퍼볼이 열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일동안 TPC를 찾은 사람은 무려 56만명에 이른다.

어떻게 가능할까. 신사의 매너를 중시하는 PGA 투어도 이곳만큼은 예외로 한다.

16번 홀은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사방에 스탠드형 관중석이 들어차 있다. 수용 가능 인원은 2만 명이다. 항상 만원을 이루는 갤러리들은 잘 치면 잘 쳤다고 함성을 지른다. 잘 못 치면 폭탄 같은 야유가 쏟아진다.

선수들은 긴장한다. 오금이 저리기까지 한다. 4만개의 눈동자가 자신만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 및 캐디들이 갤러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티샷을 마친 뒤 백을 맨 캐디들끼리 그린까지 달리기도 한다. 선수들은 미리 준비한 선물을 갤러리에게 던져주기도 한다.

올 시즌 1승을 올린 재미교포 제임스 한(한재웅)은 2013년 대회 4라운드 경기 중 이 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 말춤을 추기도 했다.

1997년 타이거 우즈(미국)가 16번 홀에서 홀인원을 했다. 우즈만이 가진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치자 우즈를 향해 관중석에서 수도 없이 많은 맥주 깡통과 맥주잔이 날아들었다.

2001년에는 퍼팅하던 우즈에게 갤러리가 오렌지를 던졌다. 이후 우즈는 14년 동안 피닉스오픈에 출전하지 않았다.

남자프로골프 활성화를 위해 처음 마련된 이번 특별 이벤트가 선수와 갤러리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가져다줄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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