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더위로 심신이 지쳐 보양식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고소한 맛이 일품인 장어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좋아하는 보양식이다. 장어는 단백질과 비타민 함량이 높아 영양학적으로 뛰어난 식품이지만, 피부 건선 환자라면 장어를 먹을 때 주의해야 한다. 자칫 건선피부염이 악화되는 경험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장어는 건선 피부염 증상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강남동약한의원 이기훈 박사는 "장어는 양기(陽氣), 즉 열(熱)을 북돋아주는 보양식으로, 기력이 많이 떨어져 양기의 보강이 필요한 사람에게 좋은 음식이지만, 평소 열이 많은 건선 환자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몸속의 열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가려움이나 몸의 붉은 반점과 같은 건선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라고 조언했다.
한의학에서는 건선의 원인을 과도하게 축적된 열로 본다. 몸속에 쌓인 과도한 열이 면역계를 교란시켜 만성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이것이 피부에 건선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 내부의 열을 올릴 수 있는 음식은 자제해야 하는데, 양기를 북돋아 주는 장어 역시 열을 올리기 쉽기 때문에 건선 증상이 심할 때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장어를 꼭 먹고 싶다면 굽거나 튀기는 대신 찜으로 쪄서 먹는 방법이 무난하며, 한번에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장어와 함께 수분이 많은 제철 채소를 곁들여 식단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다.
장어 외에도 기름진 튀김이나 지방이 많이 함유된 육류 역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화학첨가물이 많이 함유된 인스턴트, 가공식품은 몸에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면역계를 교란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피할 수만 있다면 최대한 피하는 것이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술 역시 피부 건선에 악영향을 미친다. 도수가 높은 술을 많이, 자주 마실수록 몸 안의 열을 올릴 뿐 아니라 숙면을 방해해 피부 건선을 악화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동약한의원 양지은 박사는 "아무리 좋은 건선치료제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몸속에 열을 쌓는 음식 섭취가 잦다면 자꾸 건선 증상이 악화되거나 치료가 지연될 수 있으므로 건선치료를 위해 평소 식단과 생활 습관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이어 "몸이 나른하고 피곤하다면 급격하게 열을 올리는 보양식을 찾기 보다 수분이 많은 제철 과일과 채소, 영양이 풍부한 견과류, 지방이 없는 살코기 등 신선하고 담백한 식재료를 고루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수시로 물을 섭취하고, 일주일에 최소 하루 이틀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 피로를 충분히 회복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