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에서 판사 역할을 맡아 재판이나 법정과 친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재판에서 법대에 앉으니 재판의 무게감이 너무 크게 느껴져 긴장이 많이 됐어요.”
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47부(재판장 최기상 부장판사)가 사건을 진행하는 법정에는 배우 박진희(38) 씨가 법복을 입고 판사들과 나란히 법대에 앉았다. 법원은 이날 박 씨를 비롯한 시민 6명을 '1일 명예법관'으로 위촉하고 실제 재판을 지켜볼 수 있도록 했다. 법원 관계자는 “시민들이 판사와 같은 시각에서 재판을 바라보고 이야기해준 개선점을 재판제도에 반영하려고 행사를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씨의 남편은 광주지법 순천지원 박상준(사법연수원 35기) 판사다. “법관들이 재판을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며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편에게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을도 전했다.
형사3단독 김종복 판사의 재판을 지켜본 MBC 아나운서 이정민 씨는 “판결을 선고한 뒤 법정구속 되는 피고인의 눈을 쳐다 볼 수 없었다”면서 “늘 정신적 노동에 시달리는 판사들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이 갖춰지면 판사들이 여유를 갖고 좀 더 나은 재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명예법관에는 유택형(57) 연합뉴스 콘텐츠총괄본부장, 이영옥(54)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 고계현(51)경제정의실천연합 사무총장, 선승연(50)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등도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