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디악 맘돌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편지… 이제 해운동맹 가입만 남았다

입력 2016-06-1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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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료 최대변수’ 오퍼 회장에 e메일 설득해 협상 4개월 만에 ‘21% 인하’ 타결 이끌어… ‘디 얼라이언스’ 가입도 긍정적 자율협약 임박

현대상선이 지난 2월부터 벌인 용선료 협상이 4개월 만에 21% 인하로 타결됐다. 현대상선은 이같은 내용을 10일 발표할 예정이다. 120일동안 진행된 협상 과정을 끝내고 합의가 도출된 데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눈물어린 e메일이 직접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현대상선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 회장은 지난달 용선료 협상에서 끝까지 완강하게 버티던 영국계 선주 조디악의 에얄 오퍼 회장에게 e메일을 보냈다.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달 18일 전체 용선료의 70%를 차지하는 컨테이너선 선주 5곳과 서울 본사에서 최종 협상을 벌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조디악은 불참했고, 4시간동안 진행된 협상 과정에서 양측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이후 현대상선 측은 선주들과의 개별 접촉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조디악과의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자 현 회장이 직접 나선 것이다.

현 회장은 오퍼 회장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현대상선을 도와달라는 내용을 간곡히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오퍼 회장이 직접 확인한 후 협상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게 현대상선 측의 해석이다.

현대상선은 조디악을 마지막으로 외국선주 22곳과의 용선료 협상을 21% 인하로 마무리했다. 현대상선과 산업은행은 최종 협상 결과를 10일 발표할 방침이다. 당초 채권단이 세운 목표 인하률인 28.4%에는 못 미치지만 글로벌 선사들의 용선료 인하 성공 사례가 극히 드문 점을 고려하면 어느정도 목적을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협상 결과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3년 6개월동안 지급해야할 용선료 2조5300억원 가운데 21% 수준인 약 5400억원을 낮췄다. 연간으로 따지면 1500억원 가량이다.

산업은행, 현대상선은 선주들과 이같은 합의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최종 계약을 이달 말까지 마칠 계획이다. 외국 선주들은 용선료 인하분(5400억원)의 50%는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2022년부터 5년간 나눠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이제 제3 해운동맹 ‘디(THE) 얼라이언스’ 가입만을 과제로 남겨놓고 있다. 용선료 인하, 채무재조정이라는 고비를 넘긴 현대상선이 새 해운동맹 가입에 성공하면 조건부 자율협약 진행을 위한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 법정관리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5차례에 걸친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8043억 규모의 채무재조정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해운동맹 가입 여부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디 얼라이언스 소속 회사의 반 이상이 가입을 지지하고 있으며 가장 큰 과제였던 용선료 협상이 타결됐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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