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애의 유쾌 상쾌 통쾌] 롯데 오너일가의 탐욕이 부른 ‘사정의 칼날’

입력 2016-06-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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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에 전방위적인 사정 칼바람이 불어닥쳤다. 이명박 정권 시절 최대 수혜기업으로 손꼽히는 롯데는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면서 사정의 타깃이 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갖은 특혜 의혹과 비리 논란에도 사정 칼바람은 불지 않았다. 경영권 분쟁으로 ‘일본 기업’ 논란과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수면위로 떠올랐을 때도 신동빈 회장의 ‘대국민 사과’ 한번에 조용히 넘어갔다.

전·현직 임원들은 물론 최고 경영자(CEO)까지 연루돼 상상을 초월한 수법으로 전례없는 비리를 저지른 롯데홈쇼핑은 당시에 재승인 단축 정도의 가벼운 벌만 받았다. 죄의 무게에 절대 비례하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의 면세점 추가 특허는 롯데면세점 잠실월드타워점을 부활하기 위한 것이며,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까지 개정하는 등 오로지 롯데만을 위한 특혜 논란은 끊임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롯데를 향해 칼을 뽑아든 것이다. ‘진검’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찌됐든 롯데그룹의 수뇌부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포착하고 ‘비리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기 위해 빼든 칼이다. 정재계 안팎에서는 더 이상 롯데를 봐줄 수 없었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주목할 점은 롯데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그룹 전반에서 검찰의 사정 대상에 오르게 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이유로 밝혔지만, 결국 칼날은 오너 일가를 향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이 핵심 조사 대상될 것이 자명하다. 검찰은 신 회장이 비자금 조성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조성된 비자금이 일본 롯데로 흘러들어갔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역대 정권마다 갖은 특혜 논란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롯데에 칼이 향한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은 오너일가의 탐욕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그 시작이다.

롯데그룹의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권 다툼으로 베일에 싸여 있던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신 회장은 ‘롯데는 한국기업’이라고 강조했지만 한국 롯데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99%를 일본 측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긍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두 형제의 경영권 다툼만 없었다면 롯데그룹을 놓고 국적 및 국부 유출 논란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비리 혐의도 이번 수사에 기폭제가 됐다. 신 총괄회장의 장녀이자 동주ㆍ동빈 형제의 배다른 누나 신 이사장은 롯데면세점 입점 등을 대가로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주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와 관련해 신 이사장을 압수수색해 보니 조직적 증거인멸이 발견됐고 같은 식의 증거인멸이 롯데그룹에서도 이뤄지고 있다는 첩보가 감지돼 더 이상 수사를 늦출 수 없었다고 밝혔다.

오너일가의 탐욕은 끝이 나지 않을 모양이다. 그룹 전체가 위기에 놓이게 된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은 다시 반격을 도모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홀딩스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긴급 협의장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또 한 번의 형제간 경영권 다툼을 예고했다.

오너일가의 탐욕이 재계 5위의 롯데그룹을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가족 소유와 경영 분리’라는 원칙만이 롯데를 위기 속에서 구할 수 있다.

또 신 회장은 롯데가 ‘한국기업’으로 진정으로 인정받고, ‘투명 롯데’를 만들고자 한다면, 갖은 의혹에 대해 뚜렷한 진실 규명을 해야 한다. 능력이 없고 투명성 등의 측면에서 부적합하다면 자신의 회장 지위도 언제든지 내놓을 수 있다고 밝힌 그다. ‘투명 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줄 때는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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