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 논란, 엉뚱한 IFRS4로 ‘불똥

입력 2016-06-13 09:19 수정 2016-06-1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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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생보사 “IFRS4로 자살보험금 지급 압박”… 금감원 “말도 안되는 주장..둘은 전혀 무관”

대법원 판결로 촉발된 재해사망보험금(자살보험금) 논란이 때아닌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문제로 불똥이 튀었다.

13일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자살보험금 미지급을 결정한 대형 생명보험사들은 금융감독원의 IFRS4 2단계 대응 촉구 움직임이 자살보험금 지급을 유도하기 위한 압박용이라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지난 2일 보험사 리스크 및 계리 담당 임직원을 소집해 ‘IFRS4 2단계 연착륙 유도 방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부채적정성평가(LAT)에 적용하는 할인율을 올 연말부터 2018년까지 현 3.5~4%에서 연 2.5%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할인율이 낮아지면 보험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의 현재가치가 커져 보험부채가 증가하고 그만큼 보험사는 책임준비금을 더 쌓아야 한다. 업계는 향후 3년간 생보사 ‘빅4(NH농협생명 포함)’가 재무제표에 추가 기재해야 할 보험부채만 약 2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있다.

한 대형생보사 관계자는 “아직 IFRS4 2단계에 대한 국제기준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자살보험금 논란으로 생보사와 금감원 대치가 극심한 상황인데 굳이 올해부터 준비금을 쌓으라고 하니 압박용이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IFRS4 2단계 국제기준은 보험기준서 문구와 조문을 만드는 작업이 끝나는 올해말이나 내년초 최종 확정된다.

업계는 지난달 12일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금감원이 IFRS대응 설명회를 연 것도 그 시점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2일 계리 담당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는 기존 일정에 없다가 보험사 압박용으로 갑작스럽게 잡은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자살보험금 지급과 IFRS4 2단계 대응 문제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LAT제도 할인율 조정은 지난해 금융위 로드맵에서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이미 밝힌 내용”이라며 “이는 별도 타임 스케쥴에 따라 자살보험금 문제와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면 지급여력비율(RBC)이 하락해 IFRS4 대비가 더 어려워지는 만큼, 금감원이 IFRS4 준비로 압박한다는 것은 모순되지 않느냐고 지적한다.

이에 반해 금융위원회는 IFRS4 2단계 대응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확정되는 대로 보험사 자본확충과 관련한 제도 개선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알리안츠생명 헐값 매각’ 논란 이후 IFRS4 2단계 도입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보험사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며 “임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IFRS4 2단계에 대해서 언급한 것은 국내외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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