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강남 재건축, 언제까지 오를까?

입력 2016-06-14 07:00 수정 2016-06-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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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이 거침없이 치솟으며 수직상승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가 3.3㎡4000만원이 넘어서는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형성하고 있는데다 정부의 기준금리 인하가 유동자금 유입을 이끌면서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강세가 올 하반기 이후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14일 부동산114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는 지난해 3.3㎡당 5761만원에서 이달 7623만원까지 뛰며 32%나 치솟았다.

지난 4월 초 7억7000만 호가를 형성하며 역대 최고가 7억5000만 원을 갈아치웠던 개포주공1단지의 36㎡는 현재 8억 4000만원대로 거래되고 있다. 3월 초 6억 5000만원 대로 거래됐던 점을 감안하면 3개월 만에 2억 원이 뛴 셈이다.

지난 한 주에만 주공1단지는 적게는 1500만원, 많게는 4000만원까지 상승했고, 같은 기간 압구정동 신현대는 재건축 정비계획안 주민공람을 앞두면서 많게는 1억원까지 치솟았다. 강동구 역시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둔촌주공1~4단지가 이달 추가 협의를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매가격이 1750만원 뛰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열풍은 서울 일반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옮겨붙어 지난주 0.09%의 가격 상승세를 견인했다.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과 일부 아파트의 정비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된 게 일반 아파트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상승세는 3월 강남 개포지구 주공2단지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블레스티지'가 성공적으로 청약을 마치면서 시작됐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4000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이었지만 317가구 모집에 무려 1만660명이 몰려들었다. 강남구에서 청약 접수가 1만건 이상 몰린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훈풍은 3개월 간 지속돼 인근 서초, 송파, 강동 등 인근 지역 재건축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달 개포지구 두 번째 재건축 단지였던 '래미안 루체하임'이 올 상반기 서울 최고 청약경쟁률 기록하며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고, 이 때 정부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재건축 시장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다.

현재 강남3구는 물론 양천구 목동 등 노후단지 일대에서는 재건축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일반분양을 진행하는 재건축 단지들이 고분양가에도 청약경쟁률이 높아 기대감이 형성되고 여기에 프리미엄까지 반영돼 가격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금리가 인하된 상황에서 시중에 투자처가 없다보니 유동자금이 부동산 재건축 시장으로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단지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디 에이치(THE H) 아너힐즈'가 내달 3.3㎡ 당 5000만원에 육박하는 고분양가로 나올 것으로 알려져 청약 수요가 계속 유입될 경우 기존 재건축 단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디 에이치 아너힐즈'의 평균 분양가는 4500만원 안팎이며 최고 분양가는 50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강남권에서 평균 분양가 최고 기록은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자이(3.3㎡당 4290만원)가 갖고 있다.

다만 이같은 고공행진은 자칫 부동산 시장 전반을 위축으로 몰고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심리적인 요인이 강하게 작용되는 만큼 지나친 분양가 등으로 시장이 꺽일 경우 주택시장 전체를 주저앉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이후 전매차익을 노리고 들어왔던 투자수요가 더이상 높은 프리미엄을 기대하지 못하고 빠지면서 가격상승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팀장은 "강남 재건축이 부동산 시장 전체를 이끌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불황이 심해져 시장이 냉각되면 주택시장 전체를 침체로 이끌 수 있다"며 "강세가 한 풀 꺾여 집값이 더이상 오르지 않을 경우 높은 투자금으로 부채를 안은 사람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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