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현지시간, 한국시간은 15일 새벽) 중국A주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국지수 편입 여부 발표를 앞두고 글로벌 시장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A주는 중국 본토 증권거래소(상하이와 선전)에 상장된 중국 개인 투자자와 일부 외국인 투자자가 거래할 수 있는 주식을 말한다. 중국 본토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국B주와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은 외국인도 매매할 수 있지만 중국A주식은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일부 외국인 투자자만 거래할 수 있다.
글로벌 투자가들이 중국A주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건 개인 투자자들이 좌우하는 중국 증시에 더 많은 기관 투자가들의 유입이 기대되고, 그렇게 되면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돼 MSCI를 추종하는 펀드에서도 이 시장에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악사인베스트먼트매니저스는 210억 달러의 해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추산했고 골드만삭스는 약 1조5000억 달러의 자산이 이 지수를 추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A주의 편입 영향으로 중국의 비중이 현재 25.3%에서 43.6%로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신 다른 신흥국의 편입 비율은 크게 낮아진다. 예를 들어 인도는 현재의 7%에서 5.2%로, 브라질은 7.3%에서 5.5%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A주가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되면 다른 22개국의 성적과 압도적인 차이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14년 6월부터 1년간 MSCI 신흥국지수는 2.6% 하락했다. 그러나 MSCI 차이나 A 인터내셔널 지수는 128% 상승, 중국증시가 신흥국지수를 견인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중국A주까지 가세하면 MSCI 신흥국지수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1년 전 MSCI로부터 신흥국지수 편입을 거부당하면서 이런 큰 물에서 놀 기회를 놓쳤다. 당시 MSCI는 △투자 상한의 존재 △자금 이동 제한 △최종 수혜자 권리의 불명확 등 3가지를 보류 이유로 들었다. 그러다가 올해 4월에는 △기업 사정에 의한 거래 정지 △A주식 관련 금융상품 개발에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의 사전 승인이 필요한 구조 등 두 가지를 더 추가했다.
이에 중국은 지난 1년간 자본시장의 대외 개방과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고자 MSCI의 개선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증감위가 MSCI와 실무 그룹을 만들어 논의하고 올해 2월에는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제도를 간소화해 투자 범위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5월에는 ‘투자자의 매매 기회를 빼앗고 시장의 가격 형성 기능을 손상시키는’ 평판이 나쁜 기업의 자발적인 거래 정지에도 일정 제한을 두겠다며 주식 매매 정지에 관한 지침을 발표했다. 작년 여름 주가 급락 시 상하이와 선전 두 거래소에서 절반 이상의 종목이 거래를 중단함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식을 언제든 매각할 수 없게 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한 영향이다.
이같은 중국의 노력에 힘입어 중국A주가 이번에는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가능성을 지난 4월 50%에서 최근에는 70%로 끌어 올렸다. 이 영향으로 지난달 31일 중국증시는 약 3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중국A주에 대한 MSCI의 지적 외에도 대규모 정부 개입과 극심한 환율 변동성에 대한 헤지 수단 부족 등 우려할 만한 사안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국A주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할 경우, MSCI는 졸속으로 중국 A주의 편입을 결정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중국A주에 대한 결론이 올해도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작년에도 MSCI는 중국A주의 신흥국지수 편입을 보류하면서 지적한 문제들만 해결되면 정기 분류와 관계없이 6개월 안에 재검토해 편입시킬 수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으나 실제로는 아무 발표 없이 1년이 흘렀다. 결국 이번 MSCI의 연례 시장 분류 결과는 지난 1년간 중국 당국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것인지 판가름하는 시험대인 셈이다.
또한 중국A주가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되더라도 당장 큰 효과가 나오는 건 아니다. MSCI는 신흥국지수에서 차지하는 중국A주의 비중을 1.1%에서 시작해, 향후 18.2%까지 높을 방침이다. 이 지수를 벤치마크하는 세계 운용자산은 1조7000억 달러이므로 중국A주에 대한 초기 유입액은 약 180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상하이증권거래소의 하루 매매 대금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또한 정식 편입은 1년 후인 2017년 6월부터이므로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자가 몰릴 것이라는 기대는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중국A주가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되면 중국 비중이 과도해져 분산 투자에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MSCI 신흥국지수와 쌍벽을 이루는 FTSE 신흥국지수로도 시선을 분산시키는 역발상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FTSE 신흥국지수 역시 MSCI처럼 유럽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의 신흥 22개국으로 구성된 신흥국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MSCI 신흥국지수와 다른 건 한국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은 2009년에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됐다. FTSE 신흥국지수에는 아시아 지역 비중이 약 64%, 브릭스 비중은 60%다. 지수 구성국에 한국이 빠졌기 때문에 FTSE신흥국지수에서 브릭스 비중이 MSCI 신흥국지수보다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