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침몰 2년 3개월여 만에 선수 들기 작업을 시작했지만 만 하루가 안 돼 작업이 중단됐다. 너울성 파도가 거세게 일어나면서 선수 들기 작업에 사용되는 리프팅 와이어가 선체 일부를 파고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은 기상 상황이 호전되는 대로 재개될 예정이지만 작업 완료 시기가 열흘가량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진행된 선수 들기 작업이 이날 오전 2시 이후 몰려온 강한 너울로 인해 중단됐다.
해수부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이 작업을 시작해 오후 4시까지 세월호 뱃머리를 2.2도(높이 약 4m)가량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리프팅 빔과 작업선 간 와이어를 연결하는 후속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당초 기상예보와 달리 이날 오전 2시부터 남동풍과 강한 너울(파고 2m, 길이 8∼10초)이 내습하면서 선수가 0.6도(높이 약 1.5m)로 내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강한 너울에 따른 상하진동으로 인해 총 하중이 1025t인 5개 와이어에 1800t의 하중이 작용함에 따라 와이어가 선체를 톱처럼 파고 들어가면서 현장 작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해수부는 설명했다.
해수부는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SSC), 기술자문인 영국 해양구난 컨설팅업체 TMC와 함께 기술 검토를 벌였다. 그 결과 선체를 파고 들어간 와이어 3개를 제거하고 원래 선미에 설치하려 했던 여유 빔 2개를 선수 부분 선체 밑에 넣고서 다시 선수를 내려놓는 방식으로 하중을 보강하기로 했다. 이 작업은 14일 오전까지 마무리된다.
선수 들기 작업을 다시 시작하고 원하는 만큼 선수가 올라가면 배 아래 쪽에 바닥에 빔을 설치한 뒤 다시 선수를 내린다. 이후에는 선미를 들어 올려 그 아래로 리프팅빔 8개를 넣는 공정을 한다. 이 작업에는 2∼3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 관계자는 "기상 상황을 봐야겠지만 16∼17일께 선수 들기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기간은 조류가 거센 대조기여서 하루 작업량이 많지 않아 25∼26일께 선수 들기를 완료할 것으로 보이며, 다음 소조기 때 바로 후속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이와 관련해 15일 김영석 장관 주재로 관계자·전문가 회의를 열어 인양 작업 공정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