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전 조 회장은 게리 왕 회장을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에 초청, 현재 진행 중인 자율협약에 의한 구조조정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시스팬의 협력을 요청했다. 게리 왕 회장은 용선료 조정 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또 양사 회장은 글로벌 해운사와 조선사가 선박 제작을 위한 공동설계와 표준화를 통해 값싸고 좋은 배를 만들어 공급할 수 있는 에코쉽(Ecoship)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향후 선박의 건조와 운영에 대해 적극 협력키로 했다.
시스팬은 120여 척의 컨테이너선을 보유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선주사다. 한진해운은 이 중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급 컨테이너선 7척을 용선해 운영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5월초 협상단을 구성해 용선료 조정 협상에 착수했으며 22개의 선주사들을 모두 만나 1차 협상을 마쳤다. 당시 한진해운 측은 "대화와 협의로 용선료 조정과 지불 지연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한진해운은 구체적인 용선료 조정 내용을 협의하는 후속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자율 협약 조건 충족을 통한 재무적 안정성 확보에 모든 임직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또 세계적인 글로벌 선사로 오랜 기간 쌓아온 고객과의 신뢰 관계, 영업 네트워크와 선박 운영 노하우를 지켜내는 것이 회사를 살리는 길이라는 각오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수기 접어들면서 선박 운영의 효율성 면에서 한진해운은 계선중인 컨테이너선 한 척도 없이 운영 선박을 전부 활용하면서 수익 극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프랑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계선율(배를 사용하지 않고 묶어두는 정도)은 0%다.
앞서 한진해운은 지난 5월 4일 조건부 자율 협약을 개시했다. 같은달 13일에는 ‘THE(디) 얼라이언스’ 결성을 발표했으며 19일에는 1차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채무 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