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러시아 경제협력의 대표사업으로 꼽혀온 러시아 연해주의 영농기업들이 지난 10여년간의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최근 의미있는 성과들을 내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한·러 양국 농업부 장관은 ‘ 한러 연해주 공동개발 농업연구’에 대한 양해각서 체결과 함께 연해주 농업의 10개년 발전전략과 실행계획 수립도 착수하기로 했다.
연해주에서 8개의 국내 영농기업과 소통하며 사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 문용권 연해주 농업지원센터장은 한국식 영농으로 단순히 생각하고 연해주 땅에 진출해서 현지에 맞는 영농사업을 펼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그간 펼쳐왔던 사업들이 올들어 안정되고 양호한 경영 실적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현지 업계의 근황과 전망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했다.
- 연해주 영농지원센터는 언제 설립됐고, 무슨 역할을 하는가?
“2013년 한러 정상회담 합의에 의거,농림축산식품부가 한국농어촌공사에 위탁해서 연해주에 진출한 우리 영농기업들의 조기 정착지원 목적으로 2004년 센터가 설립됐다.
영농 기업간의 간담회, 정보공유, 애로사항들을 해결하며 사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업무가 센터의 주요 업무이다. 아울러, 현지 공공기관과 우리 기업들간의 대관업무도 주요 임무이다.”
- 단순히 의사소통 과정에서 대변인 역할만 하는 것인가?
“분야별 농기계 기술자들을 연해주로 초빙해서 기업들이 보유중인 기계장비들의 사전 기술점검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들의 농기계들 대부분이 유럽,미국산의 대형장비가 주를 이른다. 현지 정비센터 사정이 녹록치 않아 농기계의 정비는 그해 생산량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인이다.”
- 우리 영농기업이 극동러시아에 초기 진출할 때 어려움은 없었는가?
“진출 초기에는 외국인(러시아인) 인력운영, 대규모 농기계 관리, 한국과 상이한 토질 등으로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특히, 예상과 빗나간 현지 기후환경으로 생산량이 한국의 절반도 못미치며 적자를 면하기기 어려웠다.”
- 이같은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가?
“여러 기업들이 사업을 철수하고 한국으로 되돌아 갔다. 남은 기업들간에 똘똘 뭉쳐 단기 경영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인력,장비 등 현지 가용자원들을 한국식 시스템으로 재적용하며 노하우를 하나씩 쌓아갔다.”
- 경작규모와 주로 무슨 농사를 짓고 있는가?
“주로 옥수수,콩,보리,밀,건초를 비롯하여 쌀농사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경작규모를 합하면 총 7만6000 헥타르 규모로 서울시 면적의 1.2배 규모이다.”
- 생산성은 제대로 나오는가?
2016년 재배면적은 총면적 대비 32% 수준인 2만3천 헥타르를 경작했고, 주로 옥수수,콩으로 약 65000톤 규모로 옥수수,콩을 수확했다. 초기 경작은 10%도 못 미친것에 비하면 대폭 개선된 생산성이다. 현지의 인력과 기술장비 등 주변 인프라를 고려하여 재배면적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 요즘 중국이 극동러시아 영농사업을 위해 협력기금도 창설하며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특별한 영향은 없는가?
“ 중국기업들이 계속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크게 염려하지는 않는다. 우리 기업은 현지기반의 사업이라 러시아 정부로 부터 나름 호의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 반면 중국은 농사철에 잠시 와서 수확이 끝나면 바로 본국으로 철수하는 형태의 사업이다. 영농방식 또한 우리와는 기술이 달라 생산성에서 차이가 난다. 하지만 중국의 거대 자본과 인력으로 언제 어떻게 공략할지 모르는 상황이라서 항상 주시하고 있다.”
- 요즘 일본기업도 극동의 영농사업에 속속 진출하는 양상이다. 온실농업으로 고부가가치 사업전략으로 보인다
“일본은 온실사업으로 현지화에 주력하고 있다. 물론 부가가치도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다른 기업들이 와서 특정사업에 성공했다고 기존의 우리 사업방향을 선회할 수는 없다.
그만큼 동종업계 기업들이 각기 다른 분야로 특화해서 진출하면 연해주 영농시장도 그만큼 커지는거 아니겠는가? ”
- 우리의 기업들만의 올해 사업전략이 있는가?
“기존 옥수수 콩 등의 영농에서 축산과 양계사업으로 신규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의 농림수산식품부에서도 기존 농업지원에서 향후 축산분야로 까지 지원규정을 개정을 추진중에 있다.”
- 우리 영농기업들이 갖는 우리 정부에 대한 바램이 있는가?
“현지에 곡물 저장고 설치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사업예산과 수익성측면에서 민간기업이 나서기는 어려움이 있어 우리 정부가 나서 주길 바라고 있다. 곡물창고가 없으면 생산량도 늘리고 싶어도 보관시설이 없어 한계가 있다.”
전명수 러시아 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