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자구안을 내놓으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돌입한 가운데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중인 한진중공업의 노조가 창사 80년 만에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모두 회사에 위임했다.
한진중공업노동조합은 14일 공식 자료를 내고 “경기 악화와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경영위기를 노사가 합심해 극복하자는 의미에서 올해 임단협을 회사에 전부 위임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진중공업은 별도 협상 없이 올해 임단협을 타결하게 된다.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에는 현재 전체 직원 657명 중 472명(72%)이 가입해 있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지난 2012년 기업별 노조로 출범한 이후 5년 연속 무파업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최근 동종사가 노사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지만, 한진중공업은 자율협약 체결 이후 경영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여 회사가 살아야 조합원도 살 수 있다는 취지로 임단협 위임의 큰 힘을 보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에 당장의 이익보다는 회사의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먼저 생각하여 대승적 결단을 내린 만큼, 회사도 경영 정상화 방안을 충실히 이행하고 조합원들의 생계와 삶의 터전을 지키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을 향해서는 “정상화를 위한 물밑 지원과 생산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