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경영비리 백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15일 남 전 사장이 재임시절 물류운송업체 휴맥스해운항공을 운영하는 대학 동창에게 일감 몰아주기 등 특혜를 제공하는 대가로 수억 원을 받은 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은 또 다른 일감 몰아주기와 비자금 조성, 정·관계 유착 및 로비 의혹들도 제기된 만큼 사정의 칼날을 바짝 세우고 있다.
실제로 남 전 사장이 재임 시절 19%의 지분을 투자한 티피아이메가라인 전 대표 이모씨가 회삿돈 12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또 다른 경영비리 의혹을 낳고 있다. 티피아이메가라인은 휴맥스해운항공이 최대주주(지분율 35.97%)로 지난 2008년 4월에 설립한 자회사다. 당시 대우조선은 지분 출자를 이유로 이 회사에 비상임 등기이사 1명을 파견했다.
문제는 티피아이메가라인 이사회가 2014년 말 이사회에서 이모씨로부터 횡령 사실을 시인받고도 아무런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날 이사회에는 대우조선에서 파견한 비상임 이사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모회사로 있는 정운택 휴맥스해운항공 대표도 참석했다.
현재 남 전 사장은 분식회계, 비자금 조성 등 경영상 의혹과 함께 정·관계 유착 및 로비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남 전 사장의 뒤를 봐준 매제인 김회선 전 국가정보원 2차장에게도 수사망이 좁혀지고 있다. 김 전 차장은 줄곧 남 전 사장과 관련된 소송, 연임 등을 위해 정권 실세에게 로비를 하며 힘을 썼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또 재임 시절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검찰의 칼 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한편 검찰은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 관련 수사를 벌였지만 남 전 사장 의혹에 대해선 증거가 부족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남 전 사장이 협력업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 이명박 정권 실세에게 연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전말이 드러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