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환율상품 거래 은행인 씨티그룹이 환율 트레이딩 부문의 고위임원 5명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호화 휴가를 떠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평사원들은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비하려고 늦게까지 근무하는 가운데 환율 부문에서도 가장 직급이 높은 5명의 임원이 지난 주말 최소 하루에서 길게는 3일간 페라리와 같은 자신들이 소유한 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프랑스로 휴가를 떠났다. 휴가를 떠난 이들 5명의 임원은 대부분 상무이사급이다. 이들 중에는 주요 10개국(G10) 글로벌 환율 책임자, 투자자 서비스 부문 책임자 등이 있었다. 앞서 이들은 연례행사인 페라리 로드트립을 취소하지 않고 이번 여행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그룹의 한 사원은 “모든 직원들이 휴가를 갈 권리가 있다”면서 “그러나 휴가 타이밍이나 휴가 성격이 다른 직원들에게 모욕적이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당사자인 5명의 임원은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씨티그룹 측은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수개월 전부터 전 사업부분에 대한 점검과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호텔방을 예약해 직원들이 그곳에서 숙식하면서 브렉시트 영향의 최소화를 위한 전략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는 오는 23일 진행된다. 씨티그룹은 지난해 1월 스위스 프랑의 갑작스러운 급등세 영향 등으로 주요 환율 시장에서 2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봐야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2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해 은행권에 비슷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