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과 석탄 등 올해 중국 선물시장을 휩쓸었던 투기 열풍이 가축사료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다롄상품거래소에서 지난달 소와 돼지, 닭의 사료로 쓰이는 ‘대두박(Soybean meal)’이 1년 전에 비해 세 배 가까이 오르고 올 들어서는 40%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또 다른 중국 버블의 모든 특징을 갖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올해 초 철광석을 포함한 몇몇 상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중국증시가 크게 하락하고 정부가 투기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자 투자자들이 선물시장으로 옮겨갔기 때문. 다시 중국정부가 이들 상품 투기에 규제를 가하자 투자자들이 새 시장을 찾은 끝에 가축사료로 눈을 돌렸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왕천창 뉴이어러선물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의 농업 선물상품에 대한 관심이 확실히 커지고 있으며 대두박과 ‘채종박(rapeseed meal)’은 가장 많은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롄거래소가 지난해 대두 선물상품에 대해 거래 수수료를 낮춘 것도 투자 활성화를 이끈 요인이다. 지난달 다롄에서만 2500억 달러(약 293조원)에 달하는 대두박이 거래됐는데 이는 약 6억t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는 중국의 연간 소비량의 9배에 달한다.
남미 대두 수확이 줄었다는 소식에 투기적 거래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에 거래소는 지난달 수수료를 원래 수준으로 돌렸다. 그러나 지난 2일 이후 6거래일간 대두박 9월물 가격이 15% 뛰는 등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전문가들은 과잉공급으로 시달리는 철광석과 다르게 가축사료 가격의 급등에는 수급 논리도 있다고 풀이했다. 엘니뇨 영향에 따른 호우로 주요 생산국인 아르헨티나 대두 수확이 타격을 봤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주 글로벌 대두 재고가 2017년 8월까지 약 8.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도 이런 수급 불균형 불안으로 올 들어 대두박 가격이 약 55% 올라 중국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중국에서 육류 소비가 계속 늘면서 돼지가격이 가파르게 올라 농가들이 더 많은 돼지를 키우고 있다. 그만큼 가축사료 수요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