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상품구조 개선은 미봉책… 비급여 표준화 시급”

입력 2016-06-16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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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상품구조 개선과 함께 비급여 부문 코드화가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

과잉진료와 보험료 인상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실손의료보험을 두고 비급여 항목 코드화가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현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실손보험 상품구조 개편만으로는 근본적인 개선은 힘들다는 지적이다.

앞서 금융위는 13일 실손보험 상품구조 개선방안으로, 필수가입하는 ‘기본형’과 소비자가 별도로 선택하는 ‘특약형’을 제안했다.

16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 세미나 참석한 전문가들은 비급여 코드 표준화, 비급여 심사체계 구축 등 실손보험 개선안을 두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전문가들 다수는 금융위가 추진중인 특약추가 방식의 상품구조 개선안으로는 실손보험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구 손해보험협회 시장업무본부장은 “실손보험이 나쁜 보험이 된 것은 비급여 과잉진료 떄문”이라며 “상품구조는 개선하면서 비급여 문제를 함께 해결하지 않으면 미봉책에 불과하고, 비급여 문제에 대한 비정상의 정상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급여 코드는 10만8000여개인데 비급여 행위 코드는 이에 비해 극히 적다”며 “그 비급여 코드마저도 복지부가 지정은 했지만, 일선 병원에서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 '의료서비스 관리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총 1만6680개 비급여 항목 중 명칭 등이 표준화돼 가격비교가 가능한 것은 1611개(9.7%)에 불과하다.

김대환 동아대학교 교수는 “(상품구조 개선 등) 미세한 조정은 할 필요 없을 정도로 비급여 의료만 제대로 관리하면 웬만한 것은 다 해결 된다”며 “이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비급여 코드 표준화”라고 말했다.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심사 주체를 두고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과 제3기관 중 어느 곳에 의료비 심사를 위탁하느냐에 관한 논쟁이었다.

김 교수는 “비급여 심사체계가 제대로 갖춰지기 전에는 심평원이 좀 더 적극적으로 해줘야한다”며 “심평원이 환자 청구가 없더라도 불순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직접 심사할 수 있는 권한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홍중 생보협회 시장자율관리본부장도 “건강보험 급여 부문처럼 실손보험도 전문기관 위탁심사가 필요하다”며 “자동차보험의 경우 2013년 심평원에 위탁된 이후 연간 130억원 진료비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심평원은 비급여를 제외한 급여 부문 의료행위, 가격 등 적정성 심사하고 있다. 2013년 7월부터는 자동차보험 진료비 적정성도 심사하고 있다.

반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심평원 위탁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현재 심평원은 50조원이 넘는 공적보험을 관리하고 심사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도 심사 기준 관련 의료계 불만이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비급여 심사까지 심평원에 위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별도 전문기관에 위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평원, 제3기관 어느 한쪽으로 쉽게 심사 위탁을 결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동훈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실손보험을 심평원에서 심사하는 것은 금융위와 복지부가 하자고 합의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며 “우리나라 보험체계와 의료체계 간 가치 충돌 문제인 만큼, 국회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마나에서 보험연구원이 제안한 실손보험료 할인․할증제에 대해, 실손보험 개혁을 주도하는 금융위 측은 검토 여지가 많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동훈 보험과장은 “차보험처럼 개인별 보험료 차등제를 하자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은 한다”면서도 “관련해 검토할 여지는 매우 많이 있고, 당국과 업계 등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은 이날 실손보험도 자동차보험처럼 보험금 청구가 적은 고객은 보험료를 깎아주는 ‘개인별 보험료 차등제’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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