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채권형, 펀드 자금 대이동

입력 2016-06-1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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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3조6000억 빠지고 채권 4조3000억 유입… 증시 불안에 안전자산 몰려

펀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갈아타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 강세가 지속된 것도 채권 투자 선호를 부추겼다.

17일 금융투자협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공모 펀드에서 3조5596억 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국내 채권형 공모 펀드로는 4조3364억 원이 새로 들어왔다.

전일 기준으로 공모형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50조8570억 원으로 50조 원대를 겨우 턱걸이하고 있다. 지난 3월 중순에는 55조6000억 원까지 불어났다.

주식 편입 비중이 높은 액티브 펀드와 지수 흐름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에서 각각 2조 원과 1조5000억 원이 유출됐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기준으로 등락을 반복하면서 지수가 반등할 때마다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1.34%로 손실을 기록 중이다. 액티브형 펀드 중에서 테마펀드가 -5.89%로 가장 부진했고 중소형 펀드도 -3.54%의 평가손실을 냈다.

반면 채권형 펀드에 4조 원 이상이 들어온 데 이어 머니마켓펀드(MMF)에도 19조2774억 원이 더 들어오면서 설정액은 104조5628억 원으로 증가했다. 국내 혼합형 공모펀드 중에서도 주식혼합형(177억 원 유입)보다 채권혼합형(1314억 원 유입)에 8배 가까이 자금이 몰렸다. 채권형 펀드 1.54%, MMF는 0.64% 수익률을 각각 내며 원금을 지키고 있는 중이다.

문수현 NH투자증권 WM사업부 연구원은 “최근 국내 기준금리 인하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채권값 상승 환경이 조성됐다”며 “채권 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브렉시트 등 글로벌 불안 요인으로 금융시장 전반에서 위험 회피 심리가 커졌다.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투자금이 이동하는 추세”라며 “이런 투자자들의 심리가 당분간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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