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골퍼] “히프 턴의 임팩트는 펭귄 동작이 딱이죠.”

입력 2016-06-1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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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출신 골프교습가 김동하의 즐거운 골프레슨

‘끼’가 다분하다. 능력을 타고난 탓일까. 전혀 색다른 골프를 교습한다. 보고만 있어도 즐겁다. 사실 누구를 가르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설명을 적절한 비유를 섞어 잘한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자, 날개를 핀 비행기처럼 양팔을 펴시고, 팔을 아래, 위로 움직이세요. 오른팔은 아래로, 왼팔은 위로. 이때 엉덩이를 빠르게 살짝 쳐줍니다. 이것만 완성해도 비거리가 확실히 늘어납니다.”

골프스윙에 도움이 되는 트레이닝 동작을 재미있게 재해석해 지도한다는 얘기다. 전환동작은 택견의 이크에크 동작을 응용해 이를 스윙리듬으로 만들고, 어깨회전은 비행기 동작으로, 히프턴(hip turn)에 의한 임팩트는 펭귄동작으로 재해석해 진행한다.

누굴까. 강남 역삼동에서 한국사이언스골프아카데미 김동하(45) 원장을 만나봤다. 미남형에다 손발이 커서 골프하기에 딱 좋은 몸을 가졌다. 키도 181cm이다. 한 가지 더 보태면 유연성이 뛰어나 아이언 7번으로 200야드를 쉽게 날린다.

미국에 데이비드 리드베터가 있다면 한국에는 김동하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소문이 나면서 국가대표들도 신분을 감추고 그에게 교습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그에게는 묘한 구석이 있다. 말솜씨와 몸짓이 예사롭지가 않다. 알고 보니 배우를 한 이력이 있다.

사연이 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 이후 가족의 생계를 돌봐야 했다. 어린 시절부터 하던 골프를 잠시 손에서 놔야 했다. 마침 골프스윙이 필요한 드라마에서 섭외가 들어왔다. 우연히 한 외도(?)는 여러 작품에서 러브콜이 왔다. 인생계획에 없던 탤런트를 한 것이다.

우연히 접한 골프는 11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미국골프아카데미를 나왔다. 그가 지도자의 길을 걷기로 생각한 것은 특별한 우승 경력이 없다는 것도 한몫했다.

“만일 우승했다면 아마도 현재 이 자리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신은 공평합니다.”

덕분에 방송 경험을 쌓을 수 있었지만 골프 생각은 한 번도 빼놓은 적이 없었다. 방송이 없을 때면 외국에 나가 골프를 과학적으로 접근하며 연구했다. 15년간이나 매달렸다. 끝장을 봐야 할 것 같아서였다.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던 친구가 회원이 자꾸 줄어 도와달라고 그를 초대했다. 덕분에 그 친구가 레슨을 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수업을 체계적으로 과정별로 주도해 가는 것이 아니라 회원이 잡는 클럽별로 봐주는 식의 ‘원 포인트’ 레슨이었다.

그의 눈에는 바로 문제점이 잡혔다.

특별한 설명없이 무조건 ‘나만 따라 해보라’는 식의 레슨과 함께 못하면 ‘그걸 왜 못하나’식의 지적과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모습은 충격이었다.

교습가는 기본적으로 관찰력과 분석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왜 그런 동작을 하려고 하는지까지 귀신처럼 알아채야 한다. 그리고 해답을 찾아 제시하고 그래야 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득해 풀어줘야 한다는 것이 그의 골프교습 철학이다.

특히 교습가의 지적질이나, 윽박지르는 고압적 자세는 피레슨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 배움은커녕 오히려 학습 스트레스만 가중하는, 나쁜 레슨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그는 친구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이때 자신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게 되었으니까. 바로 그시기에 그는 골프에 과학레슨 시스템은 도입했다.

이렇게 해서 김동하의 사이언스골프아카데미가 탄생했다. 그는 전문 2년, 정규 1년, 단기 6개월, 속성 3개월 코스 등의 교육과정을 갖추고 있다. 소수정예로 운영한다. 각 과별로 커리큘럼에 의해 수업을 진행한다. 별도로 매주 실외 연습장에서 쇼게임 집중훈련과 파3 실전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골프를 쉽게 익힐 수 있게 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핵심 교습 키워드. 세계적인 골프선수라고 어려운 스윙을 하는 선수는 없다는 것. 오히려 심플한 스윙을 찾아가려고 부단히 노력한다고.

과학골프는 이를 가능케 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했다. 골프레슨은 프로 개인의 재능이나 감각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과학적인 교육시스템으로 개선해 일반인들에게도 국가대표급 레슨서비스를 보급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이다.

“미래의 골프는 게임을 넘어 몸과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목적의 ‘힐링골프’로 승화되어야 합니다. 먼저 이론수업 시간을 통해 직장이나 사업으로 인해 지쳐 있을 그들을 위해 골프 심리학적 치료과정을 도입, 미소운동으로 긴장을 풀어주죠. 연습의 이유와 목적, 보상의 가치를 재정립해 연습 자체가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에 그는 과학을 입혔다. 보디트랙으로 체중분배와 체중이동 경로 등 스윙 밸런스를 분포도와 그래프로 실시간 추적, 데이터를 제공받는다. V1디지털비디오 스윙분석으로 스윙하는 내내 몸의 움직임을 평면, 측면, 정면에서 3D로 관찰 녹화해 분석하고 변화를 기록한다. 군사용 레이더 플라이터스코프로는 실내에서도 인도어 연습장과 같은 98% 현실과 동일한 비거리, 방향성 등의 데이터를 제공받아 기록한다. 이는 보다 정확한 교습을 위한 필수기록이다.

그를 찾아온 아마추어 골퍼들은 대부분 “저 문제 많죠?”, “이거 잘못 됐죠”라고 말한다.

그의 답이 걸작이다. “저는 수강료를 받고 당신의 스윙을 대신 연구하자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 일은 저에게 맞기시고 당신은 그냥 즐거운 마음으로 휘두르시기만 하면 됩니다.”

한양전문학교 골프산업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동하 교수는 골프교습전문가, 골프경영전문가, 골프유통관리사 등 보다 많은 후배들을 발굴, 양성하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이다.

한편, 김동하 원장은 프리미엄 경제지 이투데이에 매주 1회 알기 쉬운 골프레슨 ‘김동하의 사이언스골프’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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