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언론사들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에 정반대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머독 산하 더타임스는 17일(현지시간) 1면에 ‘영국의 잔류가 왜 최선인가’라는 제목과 함께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사설을 실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브렉시트가 영국과 유럽에 미지의 충격적인 결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며 EU 잔류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조 콕스 하원의원의 죽음으로 현재 브렉시트 찬반 진영 모두 캠페인을 중단한 상태다.
FT는 영국 최대부수 타블로이드지이며 역시 머독 소유인 더선이 지난 13일 이민 문제 등을 이유로 브렉시트 지지를 선언한 일을 상기시키며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든든한 우군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타임스는 사설에서 “오는 23일 국민투표에서 최선의 결과는 영국 주도로 자유무역과 개혁에 헌신하는 EU 국가들과 새 동맹을 맺는 것”이라며 “잔류가 실용적인 선택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캐머런 총리가 국민투표 승리를 활용해 EU 개혁을 이끌어야 한다”며 “이민자들의 대량 유입에 대한 브렉시트 찬성파들의 우려에 동정을 느끼지만 국경 폐쇄는 안 된다. 이민은 지난 수세기간 영국 기업활동과 창의성에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머독이 종종 EU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여 더타임스도 더선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더타임스는 EU에 잔류하는 것을 선호하는 대도시 독자들이 주류여서 이들과 입장을 같이했다고 FT는 전했다.
이미 다른 언론매체도 브렉시트에 의견이 갈려 있다. FT와 가디언, 데일리미러가 더타임스와 마찬가지로 EU 잔류를 지지하지만 데일리텔레그래프와 데일리메일 데일리익스프레스 등은 브렉시트 진영에 서 있다. 이는 지난 1975년 국민투표 당시 영국 신문 대부분이 EU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를 지지했던 것과 대조적이라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