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골퍼’안시현(32·골든블루)이 12년만에 국내 대회에서 우승했다. ‘주부골퍼’안시현은 내셔널타이틀인 메이저대회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 2억5000만원.
▲다음은 안시현의 일문답
-우승소감은
“우승 할 지 몰랐다. 준비도 안 했고, 정체기여서 욕심 안내고 준비해서 하반기에 잘 해보자라고 생각을 했는데, 욕심 없이 차분히 잘 준비했던 것이 우승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우승 예감은 어떤홀에서.
“선두권이라는 것은 11번홀부터 알고 있었다. 16번홀 버디 하고 나서 소름이 끼쳤다. 됐다. 이제 됐다. 편하게 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퍼트연습 하고 있는데 갤러리 분들이 핸드폰으로 보시고 알려줬다. 진짜 맞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우승안 순간에 어떤 느낌이었나.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해내는구나 라는 느낌이었다. 시상식 할 때 눈물이 났다.”
-현역 생활 언제까지.
“몸 관리 잘 하면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몇 살 까지 라는 것은 모르겠다. 어느 순간 골프선수가 ‘나의 천직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노력하고 있다. 선수 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코스가 어려웠는데 그 동안의 선수 경험이 도움이 됐나.
“신인 선수보다는 더 많은 바람을 맞았을 것이고, 더 어려운 핀위치와 긴 러프에서 샷을 해봤기 때문에 아무래도 어디를 피해야 하고 어디는 공격을 해도 되겠다 라는 것은 정확하게 보인다.”
-국내 투어 복귀 시 우승이 목표였나.
“투어 다시 복귀할 때 그때 자신감과 컨디션으로는 굉장히 잘 치고 우승도 한 두 개는 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쉬다가 복귀를 하고, 또 출산을 한 이후라 운동을 하고 준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몸이 쉽게 회복이 안됐다. 그래서 우승이 점점 멀어져 갔었다. 작년부터 이왕 다시 시작한 거 그만둘 때 후회가 없으려면 우승은 한번 꼭 해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목표를 수정하고 열심히 했다.”
-딸이 많이 축하해줬나.
“딸(그레이스 5살)은 우승이 뭔지 아직 잘 모른다. 꽃 받고 우승컵 받고 카메라가 찍으니까 그거에 기뻐하고 있다. ‘엄마 잘한거야?’ 이정도 느낌이다.”
-12년 동안 우승이 없었는데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3주 전쯤에 ‘더 선수생활을 할 수 있을까’, ‘이제는 그만둬야 하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걸 잘 잡아준 게 딸이다. 딸의 얼굴을 보니까 내가 여기서 이렇게 그만두면 안되지 라는 생각도 들었고, 옆에서 좋은 말씀해주시고 잡아주시는 분들도 있어서 이렇게 다시 열심히 하게 됐다.”
-하루 일과는.
대회 때 목,금,토,일요일 혹은 금토일은 대회 때문에 집에 있을 수가 없어서 아이를 거의 못보고, 월,화요일은 아침에 꼭 유치원에 보내준다. 8시 반에 유치원을 가서, 7시쯤 아이가 일어나니까 같이 일어나서 아침 먹이고 유치원에 보낸다. 그러고 나서 운동하러 갔다가 연습하고 5시 반쯤에 아이가 돌아오니까 돌아오면 아이와 같이 시간 보내고 그게 다 인 것 같다.”
-이번 대회 목표는.
“원래 이번 대회 목표는 이번 대회 4일 라운드 토탈 이븐파였다. 샷메이킹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다. 핀위치도 까다로울 것이고 러프에 들어가면 그린을 공략하기가 쉽지가 않아서 티샷은 무조건 페어웨이를 지켜야한다고 생각을 했다. 바람에 영향 많이 받지 않게 연습했고, 어프로치는 볼 스피드를 많이 생각했다.”
-첫 우승때와 지금 우승 비교한다면.
“이전에는 공만 쳤다. 마음 고생을 하다 보니까 지금 우승이 마음에 더 와닿고 뜻 깊다.”
-갖고 싶은 타이틀이 있다면.
“얽매이고 싶지가 않다. 몇 위 안에 들겠다. 몇 위를 해야겠다 라는 것에 스스로를 가두면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크다. 매 대회 어떻게 즐기고 이 상황에서 이기고 잘 버텨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몇 등이나 그런 것을 정해두기 보다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잘 하고 후회 없이 매 경기 게임할 생각이다.”
-부모님이 오셨나.
“부모님이 조금 멀더라도 아이를 데리고 대회장에 온다. 그럼 더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
-딸도 골프를 시킬 것인가.
“본인이 하고 싶다면 하겠지만, 내가 먼저 시킬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