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당국자들이 영국의 EU 탈퇴가 정해진 경우에 대비해 긴급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사정에 밝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는 23일(현지시간) 영국의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 찬반 국민투표를 앞두고 EU는 초긴장 상태다. EU 당국자들은 조 콕스 노동당 의원의 피습 사망 사건 이후에도 브렉시트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에 유사 시 금융시장 혼란을 진정시키고 다른 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막기 위해 긴급 회의를 개최할 채비를 하고 있다.
EU 당국은 특히 유로존의 2개국에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두 나라는 영국과 경제 관계가 깊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이다. 포르투갈에서는 부실한 은행 시스템 탓에 유럽중앙은행(ECB)의 저금리 융자에 의존하고 있는데, 4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이 포르투갈 국채를 정크(투자 부적격) 수준으로 강등할 경우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된다.
당국자에 따르면 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로 결정난 경우, 프랑크푸르트에 본부를 둔 ECB는 그러한 경우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이르면 24일 오전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EU의 집행 기관인 EU 집행위원회(EC) 대변인은 현지에서 EU 기관의 지도자들이 24일 오전 회의를 열고 국민투표 결과에 대해 논의한 뒤 공동 성명을 발표한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EU의 도널드 투스크 EU 상임의장, 장 클로드 융커 EC 위원장, EU 의장국인 네덜란드의 마르크 뤼테 총리, 유럽 의회의 마르틴 슐츠 의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영국의 EU를 탈퇴해도 다른 EU 국가들은 결속해 잔류하는 쪽으로 힘을 더 실어준다는 식으로 시장을 안심시키는 게 목표다.
만일 영국이 EU 탈퇴로 정해진 경우, EU 28개 회원국 정부 대표와 유럽 위원 28명의 회의를 포함해 현지에서 주말에 긴급 회의가 더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WSJ는 전했다. 특히 27일 금융 시장 개장 전에 충격파를 완화하고자 정상 간 전화 회의도 잇따를 것으로 WSJ는 전망했다.
한 EU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피하고 싶은 것은 시장이 영향의 연쇄에 대해 억측하기 시작하는 것”이라며 “폴란드와 체코 등의 국가가 확실히 머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중부 유럽 국가 정부가 EU 비판을 강화, 영국이 탈퇴하면 따라 나설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이다.
EU 정상은 국민투표 후 28·29일에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영국의 EU 탈퇴가 정해지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사임하고, 영국의 탈퇴 계획의 명확성이 부족해 7월 초에 다시 정상 회의를 열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