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라는 이유로 공화당 전당대회 후원을 거부했던 애플이 공화당 실세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정치자금 모금과 관련해 후원행사를 주최하기로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멘로파크 조찬 모임에서 라이언 의장의 위한 기금 마련 행사를 주최한다. 이날 모인 기금은 라이언 의장은 물론 다른 공화당 하원의원 선출을 돕는 공동모금위원회에도 전달된다. 이는 곧 쿡 CEO가 공화당 정치 자금 모금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행보와 대조적으로 애플은 오는 7월 클리블랜드에서 진행되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후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앞서 보도한 바 있다. 여성과 난민과 이주자 등 소수집단에 대해 막말을 일삼는 트럼프가 최종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 공화당 전당대회는 후원사로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트럼프를 제외한 주요 공화당 인사와의 관계를 강화하려고 라이언 후원행사 주최에 나선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쿡 CEO는 지난해 5월 워싱턴 방문 당시 제이슨 샤페즈(유타) 하원의원 등과 은밀히 회동하고 8월에는 롭 포트먼(오하이오) 상원의원의 후원행사를 지원하는 등 공화당 인사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애플과 트럼프는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노 총격 테러 이후 갈등을 빚어오고 있다. 트럼프는 애플이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테러범이 사용한 아이폰의 암호 해제에 대해 정부에 비협조적이라며 애플에 대한 보이콧을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 2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애플이 당국에 테러범과 관련해 아이폰 정보를 넘길 때까지 애플의 전 제품에 대해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