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소프트뱅크] 경영권 욕심에 후계자 놓친 손정의

입력 2016-06-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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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일본명은 손 마사요시) 회장의 사실상 ‘후계자’였던 니케시 아로라 부사장이 22일자로 돌연 사임을 발표해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1일(현지시간), 아로라 부사장이 주주총회에서 임기 만료에 따라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대해 업계는 물론 회사 주주들도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당초 이번 주총에서 아로라 부사장이 이사로 선임될 예정이었던 데다 이사 후보로 지목된 인물이 주총을 하루 앞두고 갑작스럽게 사임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

특히 아로라 부사장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손 회장의 유력한 후계자로 통했던 인물이다. 손 회장은 2014년 인도 출신의 아로라를 삼고초려 끝에 거액의 보수 조건으로 구글에서 소프트뱅크로 영입했다. 아로라 부사장이 약 2년간 소프트뱅크로부터 받은 보수는 약 250억 엔(약 2735억원). 같은 기간 손 회장의 보수(2억6100만엔)의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아로라 부사장은 미국 캘리포니아를 근거지로 삼고 소프트뱅크의 해외 투자를 총괄했다. 그는 총 60건의 인수·합병(M&A) 및 투자를 진행, 여기에는 총 13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했다.

그러나 아로라 부사장이 돌연 회사를 떠나기로 한 결정적 이유는 손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주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일찍이 자신의 60번째 생일인 2017년 8월에 경영권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해왔다. 일각에서는 은퇴를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손 회장은 “내 능력과 체력이 회사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아로라 부사장에 대해서는 “내게 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사실상 자신의 후계자로 인정했다.

하지만 자신이 정한 은퇴 시기에 가까워지면서 손 회장의 심경에도 변화가 생겼다. 아로라 부사장도 이러한 손 회장의 심경 변화를 눈치 채기 시작했다. 아로라 부사장은 지난 4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손 회장이 60세 퇴임 선언과 관련해, “그가 은퇴 이후 무엇을 할지, 경영권 이양에 대해 준비가 됐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손 회장의 심경 변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손 회장은 이달 초 아로라 부사장에게 “미안하지만 사장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사실상 ‘60세 은퇴’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손 사장은 향후 5~10년간 경영권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로라의 퇴사 결정으로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외 투자를 총괄하던 아로라 부사장의 빈자리를 메우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JP모건증권의 다나베 순 애널리스트는 “소프트뱅크는 인도와 구글 등에서 아로라 부사장이 가지고 있던 인적 네트워크를 잃게 될 것”이라면서 “차기 후계자 선정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후계 구도 리스크가 다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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