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맞춤형보육 시행 앞두고 국회 대응반 꾸린 복지부 ‘업무 공백’ 우려

입력 2016-06-22 10:52 수정 2016-06-2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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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급 6명 포함… 일반적 업무 사실상 올스톱

맞춤형 보육 시행이 임박한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메르스 사태 때처럼 본부 내 ‘상황 대응본부’를 꾸린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에서 맞춤형보육 체계 도입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야당 의원들이 시행 연기를 요구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간부급을 포함해 과장과 사무관들이 맞춤형 보육에 투입되면서 일반적인 업무가 사실상 ‘올스톱’ 상황이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17일 맞춤형 보육 상황 대응본부를 만들어 총 55명의 직원에 대해 별도 발령 시까지 겸임 근무토록 인사 조치했다. 대책반은 세월호나 메르스 당시처럼 대회의실에서 일하지만, 주요 업무는 국회 협력이나 언론 홍보다.

복지부는 기초연금 때처럼 국민적인 관심이 높은 사안일 때 대책반을 꾸려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응 본부에 실ㆍ국장급 고위공무원이 6명이나 포함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한 번이라도 보육 관련 경험이 있는 직원들을 차출하다 보니 보육과 전혀 관련이 없는 구강생활건강과, 정신건강정책과, 보건산업정책과, 사회서비스일자리과, 장애인정책국도 포함됐다.

발령이 난 직원들은 사실상 본 업무에 일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맞춤형 보육이 7월부터 시행되고 난 이후에도 언제 업무에 매진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신보건에서 자살예방사업, 장애인 등급체계 개편 시행, 의료 해외 진출 등 모두 시급하고 중요한 사안임에도 맞춤형 보육에만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슈에 묻혀 반드시 추진해야 할 정책마저 진행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 한 관계자는 “국회 반응이 심상치 않으니 정책을 검토하기보다 대응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며 “메르스나 세월호 때와는 사안의 본질이 다른데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업무보고에서 맞춤형 보육 시행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시행을 늦추면 더 큰 혼란이 일어나기 때문에 시행 전까지 최대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시행 후에도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간 어린이집들은 정부의 맞춤형 보육 시행에 반발해 23일부터 집단 휴원을 강행할 방침이어서 보육 현장에 혼란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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