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접지구, 분양가 마케팅 너무 하네..

입력 2007-07-25 09:10 수정 2007-07-2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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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의 접근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남양주 진접지구가 초기 예상 분양가는 높게 '흘려놓고' 이후 분양가를 낮춰 산정해 마치 고분양가를 저렴한 것처럼 위장하는, 이른바 '분양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어 수요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ㆍ연평ㆍ금곡리와 오남읍 양지리 일원에 조성되는 진접지구는 총 206만㎡(62만평)에 1만2000여 가구가 들어선다.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5900여세대가 8월 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될 예정이다. 동시분양에서는 총 7개 업체가 참여, 5924세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신도종합건설과 신영은 중대형을, 반도건설, 신안, 금강주택, 경기지방공사, 남양건설 등 5개 업체는 전용면적 85㎡ 이하 소형 아파트를 공급한다.

당초 진접지구는 주변의 평가보다 높은 분양가를 책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평형의 경우 3.3㎡당 700만원, 그리고 중대형 평형은 3.3㎡당 800만~900만원 대의 분양가를 책정한다는 게 업계에 나온 공공연한 '정보'다. 이는 주변의 30~40%를 웃도는 분양가. 현재 진접지구 주변 아파트 시세는 3.3제곱미터당 평균 400만원에서 500만원 수준이며 가장 비싼 아파트도 중대형평형이 가까스로 600만원을 넘는 선에 머물고 있다.

남양주지역은 한강 조망이 가능한 와부읍 덕소ㆍ도곡리 일대를 제외하면 서울과의 교통 접근성이 집값을 좌우한다. 실제로 남양주 지역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지역은 한강조망권인 덕소ㆍ도곡리 일대가 아니라 서울과의 접근성이 뛰어난 도농동 일대다. 또 호평ㆍ평내지구 아파트 입주 이후 국도 46호선상에 있는 마치터널은 남양주 집값의 분기점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반면 진접지구는 행정구역 상으로는 남양주시에 속하지만 입지상 지나치게 수도권 동북지역에 위치해 있어 서울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그럼에도 진접지구 분양업체들은 이같이 이해하기 어려운 예정 분양가를 흘려 놓은 상태다.

하지만 실제 분양가는 이보다 3.3㎡당 50만원 이상 낮춰질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애초부터 말도 안되는 분양가가 남양주시의 승인을 받을리 만무하기 때문. 결국 진접지구는 시와의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중소형은 3.3㎡당 650만~700만원, 그리고 중대형은 3.3㎡당 700만~800만원 선에서 결정될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의 예측이다.

즉 이같이 진접지구 분양업체들이 당초 '흘린 정보'보다 낮은 분양가를 책정한 것처럼 위장, 마치 분양가를 낮춘 것으로 탈바꿈하는 것은 전형적인 분양가 마케팅 수법이란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터무니 없는 예정 분양가를 책정해 시장의 관심을 산 뒤 분양가를 낮춰 마치 분양가를 '깎아준' 듯한 느낌을 수요자들에게 주는 전형적인 분양가 마케팅 전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같은 분양가 마케팅은 분양가 자율화 이후 주로 후발 중견업체들의 주요 전략으로 사용된 바 있다. 지난 2003년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에 분양한 (주)현진의 새광명 현진에버빌은 주변 아파트 가격의 두 배 이상인 3.3㎡당 1000만원의 분양가를 책정, 일약 전국 주택시장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또 지난해 한라건설이 분양한 파주 운정신도시 한라비발디도 당초 3.3㎡당 1400만원 선의 터무니 없는 분양가를 책정해 시장의 관심을 끈 뒤 다시 3.3㎡당 1200만원으로 분양가를 끌어내린 바 있다.

이러한 분양가 마케팅은 비인기 브랜드와 비인기 지역에서 사용하는 수법이다. 비인기 브랜드와 입지가 떨어지는 곳에 들어선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고급 아파트란 점을 인식시키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처럼 고분양가를 책정할 경우 자연스레 고급 아파트인 것처럼 위장을 할 수 있는데다 시장의 관심을 끌게 되는 이중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물론 분양가 마케팅은 '마케팅'일 뿐 실제 분양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실제로 그 같은 분양가를 책정할 경우 분양 필패는 불가피하기 때문. 진접지구 동시분양 업체들의 경우도 높은 예정 분양가를 흘려 관심을 유도하고 마치 고급 주거지역인 것처럼 인식케 하는 분양가 마케팅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당초 마케팅 작업을 먼저한 양주 고읍지구보다 관심도가 낮았던 진접지구는 턱없이 높은 예정 분양가로 인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실시가 불과 두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주변 시세의 40%를 웃도는 그런 분양가는 나올 수가 없다"며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면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고분양가 아파트는 그대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요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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