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총기규제 입법을 촉구하며 22일(현지시간) 의사당 안에서 무기한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50여명의 희생자를 낸 미 역사상 최대 총기 참사인 올랜도 총격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 20일 연방 상원에서 총기규제 관련법 4건이 모두 부결된데 이어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도 표결이 봉쇄되자 나온 강경 대응이다.
연좌농성은 1960년대 셀마-몽고메리 참정권 운동행진 등 마틴 루서 킹 목사와 함께 시민불복종 운동을 전개한 유명한 흑인 민권운동가 출신인 존 루이스(조지아) 하원의원이 이끈다.
루이스 하원의원은 동료 의원들 40여명과 함께 하원 의사당에 입장해 “우리나라 무고한 이들의 피와 죽음에도 불구하고 귀를 닫고 있다”며 “얼마나 더 많은 어머니, 아버지들이 비탄의 눈물을 흘려야 결정을 하겠는가”라며 즉각 총기규제 입법에 나설 것을 공화당 지도부에 촉구했다. 그는 “지금은 행동할 시간”이라며 “더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루이스 의원의 연설이 끝난 뒤 민주당 소속 의원 40여명은 총기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를 올린 뒤 의사당 바닥에 앉아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이들 의원들이 추진하고 있는 ‘no fly, no buy’ 법안은 출국금지 대상자의 총기 구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폴 라이언(공화) 하원의장은 이날 오후 1시를 기해 휴회를 선언했다.
라이언 의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연좌농성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일종의 쇼(publicity stunt)”라며 “우리는 적법절차 없이 국민들에게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권리를 뺏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23일 새벽까지 연좌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참여의원도 100여명으로 늘어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루이스 의원이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서 총기폭력에 대한 반대 논의를 이끌어줘 감사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