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샷을 한 뒤 다음 샷까지의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특징이 있다. 다음 샷을 하기 위해 이동해야 하고, 자기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매 샷 간에는 이렇듯 자연스러운 시간적 틈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시간적 틈 사이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워진다.
또 자신의 차례가 되어 샷을 준비할 때도 목표지점의 거리나 지형 등을 파악하게 되는데, 이때의 생각들도 마음을 복잡하게 한다.
이뿐인가. 전 홀에서 좋았던 샷이 있으면 더 멀리 잘 쳐보려고 몸에는 온 힘이 다 들어가기 시작한다. 반대로 전 홀에서 잘 안된 샷이 있으면 수정방법도 찾아야 하고 두려움에 몸과 마음의 긴장은 더해만 간다.
샷을 앞두고 집중하지 않으면 평정심을 잃거나 주의가 분산돼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누구나 골프스윙에 방해되는 다양한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에 휩싸여 심적 동요가 일어날 수 있고, 이는 다시 행동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또 다시 안 좋은 경험으로 생각 속에 남아 다음 샷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한다.
즉, 루틴이 평소와 다르게 빠르거나 느려지고, 그 순서가 뒤죽박죽 엉망이 되는 것이다.
“나는 루틴을 절대 바꾸지 않는다. 항상 같은 속도로 루틴을 진행하고, 각각의 과정에서 같은 생각을 한다”라고 한 타이거 우즈의 말을 새길만하다.
루틴이란 ‘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통상적인 순서와 방법’ 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담고 있다. 샷을 하거나 퍼팅을 하기 전에 하는 일련의 동작, 혹은 생각을 말한다.
루틴은 동작, 즉 행동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생각이나 마음이 더 중요한 것이다. 해서 루틴에는 크게 행동루틴과 생각루틴으로 나뉜다.
행동루틴은 볼을 치기 전에 하는 일관적인 습관 같은 것. 예를 들자면 선수들이 볼을 치기 전에 클럽이나 손가락 등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동작이나, 빈 스윙, 왜글, 숨을 크게 쉰다거나, 하는 사소한 모든 규칙적인 동작이 행동루틴이다.
생각루틴은 행동루틴보다는 더 복잡하고 아주 중요한 루틴이다. 예를 들어 어떤 홀만 가면 또는 어떤 클럽만 잡으면, 전 홀의 미스 샷의 경험 등에 의해 평소와 달리 불안해지고, OB(아웃 오브 바운스)가 나면 어쩌지? 또는 해저드에 볼이 빠지면 어쩌지? 하고 스쳐가는 찰나의 생각들이 바로 행동루틴보다 중요한 생각루틴이다.
좋은 생각루틴은 볼을 치기 전에 하는 이미지 샷, 감정, 생각 등 특정한 상황에서도 평상심을 가지고 샷을 할 수 있게 해주도록 이끌어주는 큰 에너지가 된다. 그 생각 에너지를 잘 운용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치유가 선행되어야 한다.
평소 “여기까지 오느라 참 수고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보듬어주고, 라운드할 때는 샷을 하기 전에 감이 참 좋았던, 그래서 기분이 좋았던 그때 샷의 경험을 떠올리며 하는 생생한 이미지 샷을 여러 번 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생생한 이미지 샷 훈련은 다시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한국사이언스골프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