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영국계 투자자금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영국계 투자자금은 국내 상장주식 36조4770억원을 보유해 8.41%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172조8200억원, 39.82%)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영국에서는 올해 3월과 4월 국내 주식시장에 각각 9580억원, 828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난달에는 461억원을 순매도했다. 채권시장에서 영국은 3월 말 기준 1조3250억원을 보유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영국계 투자금이 국내 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코스피지수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호윤 KR선물 연구원은 “파운드와 달러 추세를 고려하면 연말까지 영국계 자금이 국내시장을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다음주 열릴 ECB(유럽중앙은행)포럼에서 통화완화적 정책이 나온다면 영국계 자금의 유출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브렉시트가 큰 악재이긴 하지만 이로 인해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 3분기에 한-일 수출 경합업종의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며 “실적 컨센서스가 나오는 시점에서 영국계 자금 유출 속도에 다시 한 번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장준경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장은 “브렉시트라는 큰 이슈가 발생한 만큼 영국계 투자금은 물론 외국인 투자자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과 유럽 증시 불안에 따라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대량 녹인(Knock-in, 원금손실)구간에 들어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크게 우려할만한 상태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장 국장은 “현재 유로스톡스50을 기초로 한 ELS의 대부분이 홍콩H지수를 동시에 기초지수로 둔 상품”이라며 “지난해와 올해 초 홍콩H지수 ELS에 대해 면밀히 점검한 만큼 아직 문제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