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66주년을 맞아 참전용사 자격으로 방한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세이모어 번스타인(89) 씨가 "초청을 받는다면 북한에 가서 김정은(노동당 위원장)에게 피아노 연주를 가르치고 싶다"고 밝혀 화제다.
번스타인 씨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그랜드앰배서더호텔 샤르도네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오직 농구에만 관심을 보이는 김정은이 교화하도록(to civilize) (평양에서) 첫 피아노 레슨을 했으면 한다"면서 "김정은이 음악을 배워야 하고 피아노 레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5번째 한국을 찾은 번스타인 씨는 "1951년 4월 24일 인천항에 처음 도착했는데 바로 내 23번째 생일이었다"면서 "한국은 나에게 제2의 고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연안에 처음 도착했을 때 죽음에 대한 공포감이 엄습했다"면서 "최전방에서 유엔군을 모아놓고 공연을 했는데, 가끔 (적의) 비행기가 공습을 위해 접근을 시도하는 걸 보고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경기도 파주와 연천 등 최전방에서 100여 차례 피아노 공연을 했고, 피아노 옆에 언제든지 전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소총을 세워놓았다고 말했다.
번스타인 씨는 1952년 10월 부산시문화극장에서 바이올린의 거장 케네스 고든 등과 함께 연주한 공연의 선전 포스트를 60년 넘게 개인적으로 소장해 왔다면서 이를 공개한 뒤 한국 정부에 기증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번스타인 씨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6.25전쟁 66주년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위로연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번스타인 씨는 박 대통령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한편 국가보훈처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23~28일 5박 6일 일정으로 번스타인 씨 등 6·25 전쟁에 참전한 미국 참전용사와 그 가족, 해외교포 참전용사 등 70여 명을 초청해 예우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우리나라를 알리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