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쇼크] 캐머런 후임은 누구?...영국 여야, 차기 총리 물색에 난항

입력 2016-06-2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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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과 함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영국은 후임자 물색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탈퇴 진영을 이끌었던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 그러나 그는 당내에서 거부감이 강하다. 야당인 노동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잔류 캠페인이 소극적이어서 탈퇴로 결론이 났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따라서 여야 모두 캐머런 총리의 후임 선정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캐머런 총리는 24일(현지시간) 기자 회견을 열고 “영국 국민은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잔류를지지 해 온) 나는 새로운 선박의 선장에 걸맞지 않는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10월 보수당 전당대회 전까지 자리를 지킨다.

후임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 존슨 전 런던 시장이다. 그는 런던 올림픽 개최 시기를 포함해 런던 시장을 8년간 맡아 거침없는 언행으로 국민들로부터 인기를 모았다.

올해 2월에는 뜻을 같이 했던 캐머런 총리로부터 영국의 EU 잔류 지지에 동참하도록 요청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차기 총리 자리를 노리고 반대편에 서는 승부수를 던졌다. 초반에 약했던 탈퇴 진영을 자극해 승리를 이끌어낸 만큼 이번 국민투표로 존재감이 단숨에 높아졌다.

그러나 문제는 총리로서의 자질이다. 그는 “EU가 영국의 탈퇴를 막으려는 것은 유럽 제패를 시도한 히틀러와 같다”라는 표현을 쓰는 등 문제성 발언이 잦았다. 당내에서는 존슨의 이름을 내세워 “ABB (Anyone But Boris 보리스만 아니면 누구라도)”라는 말이 난무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존슨 전 시장과 더불어 탈퇴 진영의 선봉에 섰던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도 실력자로 당내에서는 지지자가 상당하다고 전해졌다.

잔류파 중에서는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게 캐머런 총리와 보수당 내 잔류 진영에 섰던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이다. 그러나 영국의 EU 탈퇴로 결정이 나면서 잔류파는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오스본 장관 외에 캐머런 총리가 지난해 후임으로 지목한 적이 있는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도 차기 총리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민과 테러 대책을 주도하는 등 정책 수완은 인정받았지만 잔류를 지지하는 중에도 눈에 띄는 운동은 하지 않았다. 노동자 계급 출신의 스테픈 크랩 고용 연금 장관도 여론을 수습하는 데 적합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되면서 야당인 노동당도 흔들리고 있다. 노동당은 잔류를 지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레미 코빈 당수가 잔류를 호소하는 활동을 거의하지 않아 당내에서 비판이 분출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노동당 의원은 당수 퇴임을 요구하는 불신임안을 제출, 코빈 당수는 25일 “당수를 계속하겠다”고 말했지만 구심력은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양대 정당의 당수 선택이 난항을 겪으면 의회 절차 등을 전제로 조기 재선거도 있을 수 있다는 소리도 나온다. 잔류가 다수를 차지한 스코틀랜드 행정부의 니콜라 스터전 총리는 25일 긴급 각료 회의를 열고 “EU와 스코틀랜드의 관계가 변하지 않도록 EU에 제의했다”고 말했다. 스터전 총리는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묻는 두 번째 투표는 분명히 고려할 사항이 되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스코틀랜드가 영국에서 독립을 추진할 경우, 영국 정치의 불안은 더욱 증폭된다. EU가 탈퇴 절차 및 협상의 조기 개시를 요구하고있는 가운데, 영국 정치가 표류하면 탈퇴를 둘러싼 정세는 더욱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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