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쇼크] 영국 없는 EU가 더 문제… 경제ㆍ외교ㆍ안보 구멍 ‘총체적 난국’

입력 2016-06-26 19:50 수정 2016-06-2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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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의 3대 축이었던 영국이 EU를 탈퇴하기로 하면서 경제, 외교, 안보 면에서 EU에는 치명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93년 EU 출범 이후 첫 회원국의 탈퇴는 유럽의 결속을 흔들고, 반 EU 세력을 키울 우려가 커지는 등 영국 없는 EU의 앞날은 불안하기만 하다는 평가다.

EU는 세계 최대 규모의 유럽 단일시장을 무기로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물가 수준을 고려하고 환율 변동을 제외한 구매력을 기준으로 보면, EU는 역내 총생산(GDP)이 약 19조2000억 달러(2경2521조6000억 원)로 세계 최대 규모다. 여기서 영국이 탈퇴하면 약 18조 달러인 미국과 19조4000억 달러인 중국에도 밀려나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시장’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진다.

EU 인구는 약 5억800만 명으로 영국은 이 가운데 약 13%를 차지한다. 영국의 수도 런던은 국제 금융의 허브로 금융과 회계, 법률 등이 경제 발전을 지탱해왔으며, 고급 인재들도 많아 인구 대비 영향력은 컸다.

그러나 국가와 경제권의 힘을 나타내는 GDP와 인구가 줄면 EU의 단일시장으로서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미국, 아시아 국가들과 진행하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자유 무역을 중시해 온 영국이 빠지면 FTA 협상 테이블에서 추진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영국의 탈퇴로 EU는 예산도 축소해야 한다. EU의 재정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영국이 EU 예산에서 부담한 금액은 140억 유로 (약 18조1290억 원). 이는 전체의 10%이자 EU 회원국 중 네 번째로 많은 액수다. 따라서 EU는 영국이 빠진 구멍을 어떻게 메꿀 것인지가 급선무다. 회원국들에 대한 분담금을 늘리기도 어려워 예산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안보도 문제다. 영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참여하는 유럽 국가 중 가장 큰 규모의 부대를 보유한 국가로, 군사적 측면에서 막대한 공헌을 해왔다. 그러나 EU 탈퇴로 유럽 대륙과의 갈등의 골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NATO 옌스 슈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지난 24일 “영국의 NATO 내 지위는 변함없으며, 주도적인 역할을 계속 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 영국에 현행대로 기여해 줄 것으로 촉구했다.

또한 러시아가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EU 입장에서 영국의 이탈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은 미국과 함께 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견지해왔다. 따라서 테러 재발 방지를 위한 EU 역내의 기밀 정보 공유나 정보 수집 및 분석에 강한 영국의 탈퇴는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영국의 EU 탈퇴가 현실이 됨에 따라 다른 회원국들이 이를 답습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네덜란드와 덴마크, 스웨덴에서도 극우 정당이 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등 EU 탈퇴국이 잇따를 수 있다.

유럽 통합의 창립 멤버인 네덜란드의 경우 내년 3월에 총선을 맞는다. 여름부터 가을 사이에는 EU 강국인 프랑스와 독일이 대선과 총선을 치른다. 네덜란드의 극우 정당인 자유당은 여론 조사에서 지지율이 최우위였다. 프랑스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의 마린느 르펜 당수도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데, 그 역시 프랑스의 EU 탈퇴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 극우 정당들은 모두 영국의 EU 탈퇴에 반색하고 있는 만큼 영국의 EU 탈퇴 움직임이 EU 전역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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