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후폭풍]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긴급진단…증시 향방은

입력 2016-06-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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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800선 후퇴할 수도…유로지수 ELS 43조 빨간불”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 충격으로 국내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투자자들은 물론 전문가들까지 당황한 모습이다.

이에 시장은 브렉시트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현재 상황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하며 시장이 상당기간 힘을 쓰지 못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는가 하면 단기 충격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글로벌 정책 공조 등이 중요한 만큼 당분간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의견을 함께했다.

27일 이투데이는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브렉시트 쇼크’와 관련해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시장전망과 투자전략에 대해 물었다.

◇ “각국 정책 대응에 주목해야”= 전문가들은 이번 브렉시트 사태가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얼마나 충격을 줄 수 있을지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과거 ‘리먼브라더스 사태’나 유럽 금융위기의 경우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빠르게 반영된 데 반해, 이번 브렉시트에 따른 영향은 우선 금융시장이 먼저 반응하고,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정책 대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주식시장은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 전망과 EU 및 기타 국가들의 정책 대응에 따라 반등한 후 각국 정부의 정책 대응 효과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미국이 금리인상을 유보하거나 일본이 추가 통화부양정책을 발표하는 등 각국은 브렉시트에 따른 대응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패닉상태에 빠진 현재 상황에서 악화된 투자 심리는 향후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며 향후 증시가 18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같은 혼란이 얼마나 지속될지에는 의견이 나뉘는 모습이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여태 일어나지 않았던 이벤트라는 점에서 전저점인 1800p 내외까지 열어놓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이는 단기 충격에 불과하며 각국 부양 정책이 예상됨에 따라 ‘V’자 반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도 “브렉시트에 따른 단기 공포심리는 단기에 마무리되고, 주식시장은 2분기 실적시즌 영향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2분기 실적 전망이 양호하다는 점에서 7월 이후에는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부양책 나올 것으로 보이나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단기 이슈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북유럽은 물론 남유럽 일명 PIGS 국가들의 동반 탈퇴 우려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주 EU정상회담이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주가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미국 대선이 분위기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유로스톡스 ELS 우려도 = 브렉시트로 인한 국내 증시 하락도 문제지만 유로스톡스50 지수를 활용한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 한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ELS는 약 70조원 규모인데, 이 가운데 43조원이 ‘유로스톡스 50’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하고 있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현재보다 10% 더 하락하면 원금손실구간에 접어들기 시작하고, 30% 하락할 경우 원금손실 규모가 2조원 이상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24일 8.6% 하락한 2776.09로 거래를 마쳤다. 문제는 브렉시트 여파로 유로스톡스50지수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유안타증권은 “최근 3년간 유로스톡스 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해 설정된 ELS 규모는 95조 3358억”이라며 “중간에 조기 종료된 상품과 중도 해지된 상품 등을 고려하면 시장에 현재 남아있는 잔고는 약 30조~35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 30조원이 모두 ELS 원금손실의 기초가 되는 규모가 아니라는 점”이라며 “대부분 유로스톡스50 지수를 활용한 ELS 경우 HSCEI 지수와 같이 만든 상품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와 유로스톡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최근 3년간 23조2229억원 발행됐다.

결국 전체 발행 규모 95조3358억 중 23조2229억은 두 기초자산을 활용해 만든 ELS이므로 실제 유로스톡스 지수를 활용한 ELS 잔고는 22조~23조원 규모가 된다. 하지만 본격적인 원금손실 구간이 2100포인트, 즉 지금보다 8~9% 추가 하락할 경우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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