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쇼크' 비껴 달리는 자동차株

입력 2016-06-27 15:39 수정 2016-06-2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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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전문가 "자동차 업종에 영향 미미… 환율환경 긍정적"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 속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등 자동차 관련주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브렉시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분석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43% 상승한 14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차 역시 0.68% 올라 4만4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당일부터 국내 완성차주는 글로벌 자동차업체와 차별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지난 24일 도요타(-8.66%), 닛산(-8.10%), 르노(-13.62%) 등 일본과 유럽 업체의 주가는 가파르게 하락했다. 브렉시트 여파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기둔화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1.06%, 2.66% 하락에 그쳐 상대적으로 적은 낙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의 영향력이 현대·기아차에 미미하다는 인식이 국내 완성차주의 선방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영국의 자동차 수요는 지난해 기준 260만대로 독일에 이어 EU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자동차 수요전망기관인 LMC는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는 2018년 영국의 자동차 수요가 15%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영국시장 판매는 각각 8만8000대와 7만8000대로 시장점유율은 각각 3.3%와 3.0% 수준”이라며 “한-EU FTA 효과가 없어지면서 수출관세 10%가 부활해 영국에 생산기지가 있는 일본업체보다 불리할 수 있지만 이는 원·엔 약세로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환율 추이에 따라 브렉시트 위기를 기회로 돌릴 수 있다는 긍정적인 관측도 나온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엔화의 가치가 올라가면 수출주인 한국 자동차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된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일본 자동차와 경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엔화강세는 더욱 의미를 지닌다.

이재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일본 업체들은 엔화 강세와 유럽의 생산 거점인 영국의 EU 분리로 이중고에 놓였다”며 “일본 자동차의 경쟁력 약화와 원화 약세로 인한 환율 효과를 고려하면 국내 완성차의 대응에 따라 브렉시트가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판단했다.

다만 브렉시트로 인한 유가하락 가능성은 완성차 업종의 우려 요인이다. 24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8월 인도분 가격은 4.93% 폭락했다. 신흥시장 판매비중이 높은 한국 자동차는 2012년 이후 석유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구매력 약화와 경제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동으로의 수출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하락은 분명한 부담요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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