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31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파운드…연내 달러와 ‘패리티’

입력 2016-06-28 08:17 수정 2016-06-2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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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화, 2거래일간 약 12% 하락…중국 위안화에도 불똥이 튀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 후폭풍이 거세다. 영국 파운드화가 연일 31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이르면 올해 안에 미국 달러화와 가치가 같아지는 ‘패리티(Parity)’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런던외환시장에서 이날 파운드·달러 환율은 장중 1.3121달러까지 떨어져 지난 24일 기록했던 1985년 이후 최저치를 다시 깼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개표 결과가 나온 24일 이후 2거래일간 파운드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약 12% 하락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영국과 EU의 관계는 당분간 변하지 않는다”며 “EU와의 협상 기간 여행과 무역, 경제와 금융시스템 등이 바뀌지는 않는다. 영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나은 위치에 있다”며 시장을 달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스코시아뱅크의 샤운 오스본 수석 환율 투자전략가는 마켓워치에 “투자자들은 앞으로 영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개월간 파운드화 가치가 계속 떨어질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파운드화와 달러화 가치가 같아질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 그 근거로 파운드화가 역사적으로 금융위기와 같은 초대형 이벤트가 일어난 이후 오랜 시일에 걸쳐 변화가 지속됐다는 점을 들었다.

정치와 경제 전망에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기업들이 고용과 투자를 꺼려 영국은 경기 침체가 일어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영국의 기업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 1분기에 연율 0.4%로 떨어졌다. 기업들이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관망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들이 투자에 더 주저할 것임은 뻔하다. 영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던 1980년대 중반 파운드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중국 위안화에도 브렉시트 불똥이 튀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9% 상승한(위안화 가치 하락) 6.6375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인민은행이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1.1% 평가절하한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브렉시트 충격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인민은행이 기준환율에 이를 반영한 결과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2010년 12월 24일 이후 5년 6개월 만에 최저치도 찍었다.

저우하오 코메르츠방크 선임 이머징마켓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당초 브렉시트 투표 결과에 인민은행이 위안화 안정을 위해 나설 것으로 기대했다”며 “이날 기준환율 고시를 통해 인민은행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춘 것은 투자자들에게 다소 실망감을 줬을 것이다. 이는 시장이 더 많은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힌트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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