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쇼크 속 선제적 추경…증시 구원투수 되나

입력 2016-06-2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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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금융, 방산, 내구소비재 업종 수혜 예상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공포가 여전한 모습이지만 국내 증시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브렉시트에 따른 환율 수혜 효과를 계산하며 국내 증시에 실제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한 셈법 계산에 분주하다.

특히 정부가 ‘브렉시트 추경’을 포함한 20조 원 수준의 재정보강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증시에 단비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자동차, 의류, 은행 등 내수업종을 중심으로 수혜가 예상된다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8일 정치권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제9차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선제적 추경을 통해 브렉시트로 인한 금융 불안정성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 차단하고, 구조개혁과 일자리 확대, 소비 진작 등 기존 경제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의 추경 편성 논의가 주식시장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과거 추경은 대체로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6차례의 추경이 집행된 뒤 3개월 후 코스피 주가는 평균 9.52%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추경으로 인한 주가 상승효과가 가장 컸던 해는 1998년으로, 당시 정부는 12조5000억 원 규모의 추경을 집행했고, 코스피는 석 달 뒤 41.84%나 급등했다.

2001년에 편성된 두 차례의 추경 집행도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2001년 11월에 추경이 집행되고 난 뒤 코스피는 석 달 만에 32.19%나 올랐고, 같은 해 9월 추경이 집행된 뒤 석달 뒤에도 주가는 18.84% 상승했다.

다만 이번 추경이 효과를 보려면 10조 원 이상의 예산이 편성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추경의 사활은 예산 규모, 편성 세부항목, 실제 예산집행까지의 정책 시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정책당국이나 시장 투자가 입장에선 성장률 3%선 사수 여부가 관건인데, 성장률 0.4%포인트 개선을 위해선 총 12조9000억 원 규모의 세출 추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출 추경이 13조 원을 웃돈다면 경기 모멘텀 회복, 대외 리스크 완충, 코스피 2000선 안착 시도 등 모든 것에 분명히 긍정적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추경과 주가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를 찾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13년과 2015년 사례를 보면 추경이 본격적으로 집행되는 시기를 전후로 주가가 반등하긴 했지만 정책효과가 최근 약화되면서 과거처럼 추경이 주가에 큰 영향은 못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추경에 따른 수혜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과거 추경 때 혜택을 입었던 자동차, 금융, 방산, 내구소비재 및 의류 등에 특히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실제로 자동차와 내구소비재 및 의류 업종은 2006년 이후 5차례 추경에서 모두 3개월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다.

은행업종도 2006년을 제외하고 4차례 시장 평균을 뛰어넘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역대 추경을 보면 전반적으로 고용과 은행 대출 확대 등 내수진작 효과를 거둔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올해의 경우 자동차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맞물려 있고 은행은 구조조정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익률 효과는 과거와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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