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만기의 인간경영] 인간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인가?

입력 2016-06-2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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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개발연구원 회장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 철학의 가장 기본적인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그의 철학적 에세이 ‘시지프의 신화’의 서두에서 주장했다.

요즈음 경영자들에게 인문학 강좌가 선풍적 관심을 끌고 있다. 인문학이란 인간의 문제를 핵심으로 한 문학, 역사, 철학을 통해 통찰하는 학문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현대 산업사회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인간의 문제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심각해지면서 경영자들은 인문학에서 인간 문제의 해답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노벨상까지 받은 문호요, 사상가인 카뮈가 ‘시지프의 신화’에서 인간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그의 감수성으로 접근했듯이 말이다.

‘창조자들’이란 저서에서 폴 존슨(Paul Bede Johnson)은 “제프리 초서(Geoffrey Chaucer)는 영어로 글을 쓴 사람 중에서 가장 창조적인 인물이었다”고 회고하면서 초서를 최고의 창조적 작가로 끌어올렸다. 그의 작품 소재는 ‘인간’이었다. 창조적 인물들이 펼치는 연가가 독자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인간의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부조리한 인간을 피하거나 멸시하지 않고 오히려 사랑했던 사람이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밖에 되지 않는 인간은 알 수 없다고 말하듯이 인간의 문제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인간 존재의 신비성과 복잡한 문제는 과학이나 수학처럼 명확한 답을 찾기는 어렵다.

1912년 생리학 의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였던 알렉시스 카렐(Alexis Carrel)은 그의 명저 ‘인간 그 미지의 존재’에서 인간 과학을 주창하면서, 인간의 모든 면, 즉 물리학적, 해부학적, 형이상학적, 지적, 도덕적, 예술적, 경제적, 사회적 분야를 고려하면서 인간을 분석·종합적으로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며 인간 과학의 시대를 열어놓았다. 인간의 문제가 점점 더 복잡해지기 때문에 인간 연구를 위한 인문학의 붐이 지금 거세게 일어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현대사회가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고 있는 인간의 삶에서 부조리의 원인이 무엇일까? 그 고민을 하면서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행복한 삶이 보장되는 것처럼 보였던 에덴동산에서 일어났던 사건은 창조주의 뜻을 거스른 인간 아담과 이브 그리고 피조물의 하나인 뱀 사이에서 일어난 창조주를 넘어서려는 음모사건에서 비극적 인간사가 시작된다. 창조주의 창조질서를 지키며 끊임없이 무한한 완전함에 도달하기 위한 창조적 노력보다는 창조주를 넘어서려는 불순종과 욕망에 행복이 보장된 낙원을 잃게 된다. 낙원을 잃은 인류는 다시 에덴동산을 찾는 대신 유토피아를 찾게 된다. 그 길은 여자는 어린아이를 낳는 산고를 치러야 하며, 남자는 이마에 땀을 흘리며 일하는 노동을 하지 않고서는 잃어버린 낙원에 되돌아갈 수 없게 된 것이다.

깊이 생각해보자.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가 “약자여, 그대의 이름은 여자로다”고 말했듯이 여자가 약한 것이 사실이나 여자는 아이를 낳는 산고를 겪으면서 위대한 어머니로 성숙하게 된 것이다. 남자는 이마에 땀을 흘려 노력함으로써 창의성을 발휘, 에디슨의 말대로 천재는 99%의 땀과 1%의 영감으로 태어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인류는 산고를 피하고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안이한 삶을 추구하면서 마침내 저출산의 인구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땀을 흘려 일하지 않으려는 안이한 삶의 추구가 노동문제·사기·횡령·부정축재 등 온갖 범죄사회로 나타난 것이다.

욕심이 잉태해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해 사망에 이르게 된다고 성서는 말한다. 미국 태생의 목사요, 저술가인 러셀 콘웰(Russell H. Conwell)의 ‘다이아몬드가 묻혀 있는 땅’에서 알리 하퍼드는 중동지역의 인더스강 유역의 대지주로서 광대한 농토와 아름다운 정원 뜰 앞에 흐르는 맑은 시내가 있는 저택과 과수원, 그리고 현금자산이 많아 돈놀이까지 하는 부자였다. 하지만 어느 날 그를 찾아온 노승의 다이아몬드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갑자기 상대적 빈곤에 빠지게 된다.

광맥을 찾아 다이아몬드를 캐게 되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꿈을 꾸면서 그가 소유한 모든 재산을 헐값에 팔아 정리하고 노승에게 듣고 확신한 광산을 찾아 남몰래 헤매게 된다. 마침내 지중해 연안의 스페인 바르셀로나까지 가서 몸은 지치고 돈은 모두 탕진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인생을 비관한 나머지 해변에 밀려오는 파도 속에 자신의 몸을 던지고 불귀의 비극을 맞게 된다. 그런데 하퍼드에게서 헐값으로 집과 정원을 물려받은 사람은 하퍼드가 소유했던 강과 들에서 다이아몬드 보석광을 발견해 큰 부자가 되어 하퍼드 대신 그 부를 누리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알리 하퍼드처럼 어리석은 존재가 바로 참담하게 비극의 주인공이 된 현대인의 모습이다. 이미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 가운데 무한대의 부가 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자기 바깥에서 찾으려고, 해서는 안 될 짓까지 하면서 자기 자신마저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들의 슬픈 인간상이 아닐까?

러셀 콘웰은 목사임에도 돈은 아주 중요한 것이고 부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돈을 숭배하거나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도 역설했다. 하루는 템플대학의 학생이 성경책을 들고 와 총장인 러셀 콘웰에게 질문한다. “돈을 사랑하는 것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라는 구절을 들이밀며 러셀 콘웰의 부를 향한 가르침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러셀 콘웰은 성경 구절의 돈을 사랑하는 것은 돈을 우상화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벌어들이는 것과 숭배하는 행위라고 한다. 올곧은 방법으로 부자가 되라고 말하는 러셀 콘웰은 마지막으로 위대해지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위대해지기 위해서는 바로 자신이 위치한 그곳에서부터 위대해지라는 것. 자기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사소한 일부터 완벽히 하라고 말한다.

진리란 먼 데, 높은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와 가까운 곳에 있다. 잃어버린 세 가지, 신·자연·인간(천지인)에 답이 있다는 사실을 알자. 우리는 하늘에서 자연에서 인간에게서 오늘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답을 찾아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상상력 신화 꿈 희망 웃음 사랑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보화를 가지고 있다. 상상력은 지식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신화는 역사보다 강하다. 꿈은 현실보다 훨씬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희망은 지난날 아기자기함을 능가하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웃음은 슬픔을 치료하는 유일한 약이다. 사랑은 죽음보다 훨씬 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내가 살아야 할 인생을 생생하게 상상하고 간절하게 바라고 반드시 실현될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가치 있는 삶을 위해 열정적으로 살아가자. 그리하면 그 바라는 것이 어떠한 것이든 반드시 이루어진다. 내 인생의 멘토이자 성공철학의 대가 폴 마이어(Paul J. Myer) 회장의 삶의 철학은, 나의 한평생을 인간의 잠재력 개발과 인간경영에 대한 고민으로 헌신하게 했다.

내 믿음이 너희를 구원했다고 성서는 말한다. 선한 행동이 인간을 구원하지 못한다. 오직 창조주가 부여한 무한한 가능성이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믿는 믿음 말이다.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철학적 질문에 인간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대답하자. 인간은 살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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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경영학 석사. UCLA 국제경영자 과정, 명지대 교수. ㈜코리아마케팅 대표. 한미우호협회 이사. 한러친선협회 이사장. 중국 지린시 경제고문. 전문경영자학회 고문. 대한노인회 고문. 한러대화재단 이사. 한국인간개발연구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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