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주마다 집회 추진"… 궁지 몰린 개성공단기업들 거리로

입력 2016-06-2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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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책에 실망해 대정부 투쟁 강화… 동시에 특별법 제정 행보도 '본격화'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이 28일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방북신청서를 갖고 기자들의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사진=김정유 기자 thec98@)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이 28일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방북신청서를 갖고 기자들의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사진=김정유 기자 thec98@)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앞으로 격주 단위로 서울 시내에서 옥외집회를 개최한다. 정부의 피해지원대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데다, 점차 개성공단 사태가 잊혀지면서 궁지에 몰리고 있는 탓이다. 사실상 '특별법' 제정 밖에 보상을 받을 방법이 없는 터라 향후 여론 전환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성공단기업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정문에서 옥외집회를 열었다. 입주기업들이 지난 두 차례 파주 임진각 근처에서 퍼포먼스를 가진 적은 있지만 시내에서 집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이날 집회장에서 기자와 만나 “피해지원대책 발표 후 정부는 우리를 전혀 만나주질 않았고, 국무조정실에도 공문을 보냈는데 감감무소식이더라”며 “앞으로 격주 단위로 시내 집회를 열고 정부를 대상으로 강력히 투쟁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에는 정치적인 논란을 피하기 위해 말조심을 했었는데,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더 이상 가만 있지 않겠다"며 "국회를 통해 특별법 제정에 본격적으로 움직일 계획이고, 이 같은 집회를 통해 대국민 PR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이날 집회와 함께 방북신청서도 제출했다. 이미 이달 초 방북신청을 진행했다가 정부로부터 거부당한 전례가 있지만 또 다시 추진한 것이다. 이번 방북신청도 사실상 승인될 가능성은 적다. 정 회장은 "정부가 실질적인 보상도 해주지 않은 상황에서 적어도 개성에 있는 설비라도 우리가 가져오겠다는 것인데 이것도 못하게 한다"며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핏대를 세웠다.

입주기업들이 이 같이 거리까지 나오게 된 것은 정부의 피해지원대책이 미흡한데다,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점차 낮아지고 있어서다. 자칫 잊혀진 사안이 되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국회를 통한 특별법 제정 추진에도 큰 차질이 생기게 된다. 실질 보상을 받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특별법 제정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무엇보다 여론을 입주기업들에게 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집회에 참가한 윤석분 정한실업 대표는 "개성공단 회사를 인수할 떄 25억~30억원 가까운 돈이 들어갔는데 정부의 피해지원대책에 따르면 우리는 투자금의 15% 정도만 지원받게 된다"며 "하지만 국민들은 우리들이 정부로부터 45%에 해당하는 지원을 받아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겐 더 이상 선택의 길이 없다는 것이 기업인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때문에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행보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한 개성공단 입주기업인은 "헌법소원, 집회 등은 대정부 압박 강화의 수단이지만, 실질적으로 기업들의 보상을 이끌 수 있는 건 국회"라며 "심재권 외통위원장이 관련 공청회를 최근 상임위에서 언급한 만큼, 입주기업들의 목소리를 적극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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