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하던 건설사 M&A, 상반기 흥행, 언제까지 이어질까?

입력 2016-06-29 07:00 수정 2016-06-2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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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쏟아졌던 건설사 M&A 매물들이 순조롭게 매각이 진행되며 흥행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14년 말부터 불기 시작한 부동산 경기 호황을 등에 업은 건설사들이 사업다각화를 추구하며 적극적인 매수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동부건설은 지난 27일 사모펀드인 키스톤 에코프라임과 기업인수합병(M&A)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 M&A시장에 나온 이후로 12개월 만이다. 키스톤 에코프라임은 키스톤PE(프라이빗에쿼티)와 한국토지신탁이 출자해 만든 회사이다. 인수대금은 총 2060억원에 달하며 이 중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회사채 인수를 통해 각각 1236억, 824억원을 충당할 방침이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까지 선정하고도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올 3월 재매각 공고 이후 키스톤 PE(프라이빗에쿼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후에도 M&A 성사를 낙관하기가 어려웠다. 특히 사모펀드인 키스톤PE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온갖 우려를 낳았지만 한국토지신탁이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하면서 불식시켰다.

한국토지신탁은 지난해부터 신규먹거리 시장으로 떠오른 재건축과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 올 3월부터 신탁사들도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시공능력을 키우고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날에는 동아건설산업도 SM(삼라마이더스)그룹과 인수 본계약을 체결, 하루에 두 개의 건설사 인수합병이 마무리됐다. 동아건설산업의 인수대금은 380억원으로 전해졌다. 동아건설산업을 인수한 SM그룹은 지난 5월에도 법정관리 중인 성우종합건설 인수에 성공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월에는 호반건설이 울트라건설 인수합병에 나서며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 건설사는 이달 안으로 울트라건설 인수를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세 번이나 유찰됐던 극동건설은 부진을 딛고 올 상반기에 세운건설 품으로 돌아갔다. 극동건설은 지난해 6월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7월과 10월, 11월 연달아 유찰된 바 있다.

이처럼 상반기 인수합병 본계약이 체결된 건설사는 총 5개사로 업계에서는 M&A 실적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M&A에 성공한 건설사는 쌍용건설을 비롯해 동양건설산업, 건영, 남광토건 등 4곳에 불과한데다 매물로 나온 대다수 건설사가 지난해 인수합병에 실패한 건설사 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M&A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배경으로 최근 지속된 부동산 경기 훈풍에 중견사들이 급성장한 점을 꼽았다. 주택사업으로 성장한 건설사들이 사업다각화를 모색하며 토목 및 공공공사 등에 강점을 가진 건설사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호반건설은 이번 울트라건설 인수를 통해 토목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2~3년간 주택경기가 상당히 좋아지면서 중견업체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며 “이것을 기회로 건설사로서 실적이나 인지도 등의 측면에서 한 단계 더 도약 하고자 M&A에 주체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향후 건설사 M&A시장이 흥행을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다소 우려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브렉시트로 인해 글로벌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민형 연구위원은 “브렉시트로 인해 국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지만 세계 경기 흐름상 큰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경기가 불안해지고 유럽 경기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장기적으로는 파장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심리적 불안감 등의 요소로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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